<갈치 플렉스로 제시한 새로운 패러다임> 제주도보다 품질 좋은 국내산 갈치를 공수해 갈치는 부산에서 먹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집. 명확한 업력은 못 찾겠던데 약 5년 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한정식집 분위기이며 광안리라는 입지를 감안해도 가격대는 분명 사악한 편이다. 그럼에도 극찬이 압도적이고 수많은 푸디와 셀럽들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있다. 메뉴는 갈치구이, 조림, 찌개 세 가지뿐이고 가장 저렴한 구이 1인분이 4.8만 원이다. 1.5인분 단위로도 주문이 가능하던데 결국 총 인원수에 맞춰 시켜야 하는 시스템으로 읽힌다. 셋이서 구이 2인분과 조림 1인분을 주문했고 먼저 밑반찬이 쭉 깔렸다. 전라도와 견줄 진수성찬으로 나물, 두릅, 봄동 같은 쌈 채소, 참기름에 무친 시원한 갓이 상을 가득 매웠다. 이것들로도 밥 한 공기는 거뜬했고 간이 대체로 그리 세지는 않은 게 갈치를 위한 여백을 일부러 둔 느낌이었다. 고소함이 깔려있어 기품스럽고 자연스럽게 밥과 술이 동시에 당겼다. 구이와 조림 모두 일반 크기였음에도 주먹을 가릴 만큼 컸다. 빵이 굉장히 좋았는데 구이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살은 촉촉하게 열기를 머금은 채 밑간도 잘 돼 찍을 게 필요 없었다. 확실한 강점은 두툼한 살에서 오는 꽉 찬 식감과 가시가 잘 발리는 부분으로 한 숟갈 가득 퍼먹는 순간 값어치는 한다 싶은 플렉스였다. 살도 푸석함은 전혀 없이 꼬숩게 녹아내렸다. 조림은 1인분임에도 큼직한 무가 두 덩이나 들어있어 구이 2인분과 비교하면 양에 큰 차이가 없었다. 조림치고 국물이 넉넉했지만 찌개보다는 질감이 되직하여 밥 비벼 먹기 딱이었다. 양념은 다진 마늘, 청양고추, 파가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무의 달큰함, 갈치의 감칠맛이 포근하게 종합돼 있었다. 갈치 살맛은 구이와 달리 야들야들했고 양념이 깊숙이 잘 배어있었다. 점심이자 해장 겸 첫 끼였던 터라 술은 참았는데 단순 식사보단 반주로 가져갔다면 만족도가 훨씬 높았을 것 같다. 결국 밥 한 공기로 마무리했지만 간만에 밥이 모자라게 느껴졌다. 내심 특대도 궁금했지만 일반으로도 갈치를 원 없이 즐겼고 반찬까지 감안하면 충분하고도 남았다. 오히려 1인분에 갈치 한 토막을 덜어내고 가격을 조금만 낮춘다면 어떨까 싶었다. 센스 있는 소화제 식혜로 식사를 마무리했고 주차 지원 시간과 형식적인 서비스는 아쉬웠지만 나름 만족스럽게 오랜 퀘스트 하나를 깼다. 귀한 분 모시고 오기에 충분히 괜찮은 인상
은해갈치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295번길 4-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