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카오야를 전문으로 하는 캐주얼한 홍콩식 중국집” 팔레드 신 출신 셰프들이 차렸다는 홍콩식 중국집, 시그니처 메뉴로 카오야(페킹덕)를 밀고 있는데 다른 업장들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대신 예약은 필수로 받고 있다. 생긴지 1년도 안된 신상 업장이지만 국내에 카오야를 전문으로 하는 캐주얼한 중국집이 많지 않다 보니 금방 유명해진 듯하다. 캐치테이블로 카오야 한 마리를 예약하고 찾았다. 콜키지는 병당 1.5만 원이며 파리의 심판으로 유명한 스택스 립 와인을 챙겼다. 프랑스를 충격에 빠뜨린 미국 와인인 만큼 전반적으로 보르도스럽고 훌륭한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카오야는 카빙되어 나오기까지 십여 분 정도 소요됐다. 카빙 전에 영롱한 전신을 한번 드러내는데 껍질과 살코기 사이 공기를 주입시켜 구워졌기에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있었다. 카오야가 카빙에 들어가면 설탕과 칠리소스 그리고 춘장 베이스 소스가 나온다. 설탕은 껍질 전용이며 칠리와 춘장 소스의 경우 살코기에 곁들이거나 야빙에 싸 먹을 때 쓰면 된다. 카오야를 먹을 때만큼은 쌈 채소나 다름없는 야빙은 박하지 않고 인심 좋게 담겨 나오는데 1회에 한하여 리필이 가능하다. 야빙 안에 함께 넣어먹게끔 오이와 파채도 함께 내어준다. 카빙이 끝나자 껍질이 먼저 나왔고 정석대로 설탕에 콕 찍어 맛봤다. 마치 장작구이 통닭 껍질처럼 두께가 정말 얇았는데 엄청 바삭한 편은 아니었고 물렁함과 바삭함이 공존했다. ​ 좋게 말하면 가볍게 바삭했으나 좀 단단하면서 크리스피할 거라 기대한 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맛은 담백하면서도 기름기는 좋았으며 설탕과의 궁합은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뒤이어 살코기가 한 접시 가득 담겨 나왔고 부위는 가슴살 위주였다. 족발 정도 되는 두툼한 두께에 껍질이 살짝 붙어있었으며 살결에는 기름기가 고여있어 굉장히 촉촉해 보였다. 아무것도 찍지 않은 채 첫 점을 맛봤고 사진으로 보이는 것처럼 촉촉하면서 부드러웠다. 어딘가 닭과 족발을 합쳐놓은 느낌을 받았는데 닭보다는 기름지면서 족발보다 덜 기름졌다. 오이랑 파채, 소스를 넣어 야빙에도 싸 먹어봤고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이 그냥 먹는 것보다 확실히 더 취향에 맞았다. 아무래도 밋밋한 느낌이 안 들고 느끼함을 잘 잡아줘 그렇다. 반찬으로 삼으려고 주문한 오이 샐러드는 역시 실패하는 법이 없는 중식 오이 요리다웠다. 절인 오이를 달콤, 시큼, 짭조름한 마늘 소스에 묻혀내 시원한 오이 식감을 잘 살려줬다. 홍콩 요리하면 딤섬이 절대 빠질 수 없다. 딤섬류를 곧잘 한대서 시켜본 크리스피 새우 창펀은 부들부들한 쌀 피에 통새우살을 넣고 돌돌 말아 밑면을 튀김같이 바삭하게 구워냈다. ​ 그동안 창펀이라는 요리를 말로만 듣고 처음 먹어봤는데 하노이 길거리에서 맛본 반 꾸온 꼬 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든 재료가 많아 훨씬 더 풍부한 식감에 새우 육즙이 특히 좋았다. 창펀과는 다른 느낌의 딤섬인 사오마이도 시켜봤고 이것 또한 다르게 개성 있고 맛있었다. 블랙 트러플을 위에 올려 향과 풍미가 확 났으며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카오야를 먹고 나면 오리탕과 오리볶음 중 남는 오리 살로 만든 요리 하나를 골라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둘 다 1만 원이기 때문에 해장이냐 안주냐 고민한 끝에 오리볶음을 시켰다. ​ 오리볶음은 홍콩 베이퐁통 스타일로 쯔란, 향신료 등과 함께 오리 살을 볶아내어 맛이 얼얼하고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입에 착 감겼고 약간 질기고 쫄깃한 오리 살과 잘 어울렸다. 오리볶음보다는 임팩트가 덜 했지만 함께 주문한 흑초 탕수육 역시 괜찮았다. 꿔바로우 스타일의 달큰한 탕수육이었는데 찐득한 흑초 소스가 입혀졌음에도 바삭한 식감이 남달랐다. ​ 누룽지가 넉넉히 얹어져 바삭함이 극대화됐고 고소함을 더하는 요소라 산미가 있는 흑초 소스와 훌륭한 조화를 이뤘다. 고기 자체는 좀 얇았으나 튀김옷도 얇아 씹는 맛이 있었다. 요리를 많이 시킨 탓에 식사는 맛만 볼 요량으로 탄탄면 하나로 마무리했다. 국물이 별로 안 맵고 살짝 얼큰했으며 땅콩소스 맛이 많이 돌았는데 탄탄면보단 미소라멘에 가까웠다. ​ 카오야는 경험치가 낮은 본인으로선 다른 곳과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딤섬류와 요리가 강하며 접객도 되게 친절하다. *2024년 4월 방문

고덕

서울 마포구 동교로27길 6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