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머물고 싶게 만들던 공간과 고소한 드립” 종각역 인근 오피스텔 상가에 자리한 핸드드립 전문 카페. 1세대 바리스타께서 운영하는 곳으로 한자 서체와 영문이 어우러진 중후한 간판은 기품과 클래식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입구 바로 왼편에 놓여있는 로스팅 머신은 직접 원두도 볶는 로스터리 카페임을 보여준다. 세월의 흔적을 품은 채 깔끔하게 관리된 내부에서는 살짝 킷사텐 같은 정취가 감돌았다. 이 일대 상권을 반영하듯 손님층은 어르신 비중이 높았다. 백발의 노신사 바리스타와 따님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함께 카운터를 지키셨고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이 마련된 구조였다. 테이블에 앉으니 메뉴판을 가져다주셨고 역시 드립 위주의 라인업이었다.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원두로 내린 싱글 오리진 커피 중 중미 엘살바도르를 주문했다. 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날 수 있었고 공복에 이렇게까지 고소할 수 있을까 싶은 아주 멋진 커피였다. 산미가 낮되 묵직하고 쌉싸름한 방향보다는 흑차처럼 차분한 깊이가 느껴졌다. 과실 향은 거의 드러나지 않고 바닐라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럽고 크리미한 단향이 은은하게 이어졌다. 라테를 마시는 듯한 포근한 여운이 남아 쉽게 비우고 뒤로하고 싶지 않았다.
커피친구
서울 종로구 삼봉로 81 두산위브파빌리온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