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 타코로 유명한 와하카의 레촌 전문 노상. 타코와 토스타다, 토르타를 선보인다. 주변에 술집이 즐비하고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영업하는 시간대만 보아도 이곳이 지향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술 한바탕 진하게 걸친 뒤 들렀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혼자였던 탓에 그러지 못했다. 레촌(lechón)은 스페인어권에서 새끼 돼지 또는 이를 통째로 구운 요리를 가리킨다. 필리핀의 전통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널리 쓰이는 명칭. 두 지역 모두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여기서는 통돼지구이 자체보다는 그 고기를 활용한 타코와 토스타다, 토르타에 초점을 맞춘다. 메뉴는 단출하다. 다리살을 뜻하는 pierna와 바삭하게 튀긴 돼지껍질인 chicharrón을 곁들인 조합으로 나뉘며 이를 타코와 토스타다, 토르타 중 원하는 형태로 즐길 수 있다. 토스타다와 토르타는 늦게 방문하면 품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가볍게 먹고 싶었기에 타코 세 개를 주문했다. 넷플릭스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에도 소개된 유명 업장이라 그런지 서양인 손님이 유독 많았다. 다만 주문을 마치고 타코를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좁은 공간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겠지만 눈앞에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포장해 가는 손님들까지 보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 치차론 하나에 피에르나 두 개를 주문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반대로 나와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치차론이 더 입맛에 맞앆다. 피에르나는 담백하면서도 풀드포크처럼 부드러운 고깃살이 촉촉하게 녹아드는 질감으로 부드러운 토르티야와 혼연일체를 이룬다. 반면 치차론은 바삭하게 씹히는 돼지껍질이 더해져 풍미를 끌어올리고 확실한 킥을 더한다. 살사를 요청하면 타코 위에 뿌려 내주는데 와사비처럼 알싸한 뒷맛 덕분인지 기름진 맛도 부담스럽지 않다. 술을 거하게 마신 뒤 먹어도 그 맛만큼은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충분히 인상적인 타코였다. 멕시코시티에서 흔치 않은 종류인 만큼 밤늦게 허기를 달래러 한 번쯤 들러볼 만하며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니 한 끼 식사를 목적으로 찾는 건 비추. 주문한 타코를 받아 들고 관광객들끼리 스몰톡을 나누는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다.
Lechoncito de Oro
C. de Los Libres s/n, RUTA INDEPENDENCIA, Centro, 68000 Oaxaca de Juárez, O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