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하게 만난 인생 최고의 크루아상> 파리를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날, 예상치 못하게 인생 최고의 크루아상을 만났다. 대충 사들고 파리 북역에 도착해 한입 베어 물었더니 머릿속에서 감동의 전율이 흘러나왔다. 팡테옹에서 센 강을 향해 가는 길에 위치한 빵집, 2018년에 크루아상 경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수상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간판에 아예 써 붙였을 만큼 높은 자부심이 엿보였다.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 출근길에 들르는 파리지앵들이 무척 많았는데 먹고 갈 자리가 따로 없어 줄은 금방금방 빠졌다. 포장 전문으로 운영하며 구조가 뭔가 드라이브 스루처럼 돼 있다. 유심히 둘러보진 않았지만 빵은 비에누아즈리 위주로 끊임없이 구워지고 또 채워졌다. 고민할 것 없이 근본 클래식으로 크루아상과 팽 오 쇼콜라를 샀으며 가격은 고작 2.7유로였다. 파리 북역에서 포장지를 뜯자 고소한 버터 냄새가 확 올라와 코를 간지럽혔다. 크루아상과 팽 오 쇼콜라 모두 겉면이 까맣게 구워진 게 특징이었는데 바삭함을 넘어 까끌까끌거렸다. 크루아상부터 맛봤고 페이스트리가 거의 깨지듯이 떨어져 내려 ASMR이 필요 없었다. 속은 날카로운 겉과는 달리 버터리함의 끝판왕이었고 무척 촉촉하면서도 쫀득함이 공존했다. 팽 오 쇼콜라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크루아상이랑 마찬가지로 페이스트리의 감흥이 너무 커 나머지는 신경조차 안 쓰였다. 정말이지 프랑스의 빵 수준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La Maison d’Isabelle
47ter Boulevard Saint-Germain, 75005 Paris,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