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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만든 수제 튀김과 개성 있는 국물 떡볶이> 취향은 돌고 돈다더니 쌀떡파에서 밀떡파가 되고 국물 떡볶이도 점점 좋아진다. 몇 주 만에 다시 온 명지대, 유명 떡볶이집이 세 곳이나 몰려있는데 그중 이 집은 국물 떡볶이를 낸다. 나머지 두 집은 이정희떡볶이, 엄마손떡볶이로 조금 떨어져 있으며 학창 시절 다 한두 번씩 갔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가 유일한 국물 떡볶이집인데 가장 기억에 남아 가끔씩 생각이 났다. 예전엔 좀 허름하고 포장 위주로 해가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리모델링을 싹 해 전체적으로 많이 쾌적해졌다. 먹고 갈 자리도 많이 마련돼 방문 당시 단체로 온 대학생들이 좀 보였다. 메뉴는 다른 건 몰라도 떡볶이, 튀김은 필수로 먹어야 하는데 튀김에 꽤 공을 들여 떡볶이집치고 퀄리티가 훌륭한 편이다. 튀김 종류만 열 개가 있고 전부 개당 900원씩 판매한다. 끼니를 때울 겸 온 거라 혼자 떡볶이 하나에 모둠 튀김을 시켜 먹었고 가격은 다해서 8.5천 원 나와 요즘 물가치고 무난하다 싶다. 튀김은 따로 선택권 없이 알아서 구성해 담아준다. 떡볶이부터 살펴보면 움푹 파인 그릇에 넉넉한 국물과 떡, 오뎅이 담겨 나오며 떡은 기다란 밀떡이다. 국물은 색처럼 맵지 않고 달달했고 후추의 칼칼함과 파의 시원함이 묻어있었다. 밀떡은 국물에 푹 졸아 쫄깃하기보단 말캉하고 부드러운 식감인데 간이 쫙 배어 겉도는 느낌이 없었다. 불어 터질락 말락 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국물과 떠먹어도 잘 어울렸다. 오뎅국을 함께 내줘 중간중간 입안을 정리해가며 먹기 좋았고 이어서 모둠 튀김을 하나씩 맛봤다. 이날 받은 모둠 튀김 구성은 고구마, 야키만두, 오징어, 김말이 새우로 다섯 종류였다. 튀김은 초벌 된 걸 다시 한번 기름에 천천히 튀겨주던데 그래서 갓 튀겨낸 것처럼 날이 서 있었다. 튀김옷이 많이 두껍지 않아 두루 깔끔하며 담백했고 내용물과 잘 분리되지 않았다. 떡볶이 국물에 담가 먹으니 느끼함을 잡아주며 좋은 궁합을 이뤘는데 특히 고구마튀김은 국물과 만나 두꺼운 고구마가 훨씬 촉촉해졌다. 야키만두는 워낙 바삭해 따로 먹는 게 나았다. 오징어와 새우튀김은 질기거나 푸석푸석함 없이 튀김옷과 잘 어우러졌다. 베스트는 새우튀김으로 새우 자체에서 나는 단맛이 진했고 너무 바짝 익지 않아 식감마저 무척 부드러웠다.

순이네 고릴라 떡볶이

서울 서대문구 거북골로 1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