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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국물과 내용물의 무난한 순댓국 한 그릇> 외관만 보고 되게 허름할 줄 알았는데 실내는 생각보다 쾌적했던 순댓국집, 용문시장 안쪽에 위치해 있다. 점심시간을 비껴간 토요일에도 손님들이 많았으며 낯술러들도 보였다. 일반 순댓국 한 그릇 주문했고 가격은 딱 1만 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비싸단 말은 못 하겠다. 기본 찬으론 마늘이 많이 들어간 겉절이스러운 김치와 깍두기, 새우젓이 차려졌다. 순댓국은 금방 나왔고 밥을 깜빡하고 계속 안 가져다주시길래 직접 받아왔다. 조선족 이모님들이 일하고 계셔서 서빙이 다소 서툰 게 느껴졌으나 고객 응대는 대체로 살가우셨다. 국물은 사골이 깊게 우러난 스타일로 뽀얀 색감을 띠었으며 약간의 들깨가루를 제외하곤 간이 아예 안 됐었다. 내용물의 경우 머릿고기 살코기 위주에 내장류가 조금씩 섞여있었다. 양념장 한 큰술 넣고 잘 풀어준 뒤 먹었고 다행히 살코기와 내장 모두 잡내는 안 나고 깔끔했다. 양이 푸짐하다고 보기엔 애매했지만 일반임을 감안하면 아쉽지 않았고 또 적당했다. 양념장을 풀고 나서의 국물도 깔끔함이 강조됐는데 새우젓과 소금을 좀 넣으니 부족한 염도와 감칠맛이 채워졌다. 밥은 한꺼번에 말아 먹었고 돼지국밥처럼 입에 쩍쩍 달라붙었다. 순대는 별 특징 없는 기성품 당면 순대로 국물에 살짝 불어있었고 두항정, 머릿고기 등의 살코기는 밥과 함께 부드럽게 감겨들었다. 내장은 식감은 살린 채 냄새가 조금도 없었다. 순댓국만 놓고 보면 찾아와 먹기엔 뭔가 무난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깔끔한 국물과 내용물은 괜찮았다. 편육 및 안주류에 더 강한 집 같으니 여럿이 한잔 걸치러 오기 좋을듯하다.

이조순대국

서울 용산구 원효로41길 5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