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한 번쯤은 가볼 가치가 있는 노포 선술집> 인천을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찾는데 연고나 별다른 이유는 없고 아직 가보고 싶은 식당들이 많아서다. 이번 목적지는 최애하는 아구찜 가게인 길손물텀벙 건너에 있는 이 선술집이다. 대충 들은 바로는 60년 가까운 업력을 지닌 역사가 깊은 업장이라 인천 선술집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이 된다. 시가로 받는 여러 해산물 요리들을 선보이며 가격대는 꽤 높은 편 미리 전화드린 뒤 방문했고 이곳의 상징으로도 유명한 타일 테이블엔 이미 한바탕하고 난 흔적이 남아있었다. 분위기가 매우 매혹적인 자리지만 정리가 안돼서 방으로 안내받아 앉았다. 안주는 반건조 우럭구이로 시작했고 가장 작은 사이즈로 해서 가격은 7만 원이었다. 사장님께서 밖에서 연탄불에 구워다 가져다주며 실물 사이즈는 빵이 좀 좋은 삼치구이 정도 됐다. 사장님이 먹기 좋은 크기로 다 분해해 주시기에 그냥 먹기만 하면 됐고 반건조라 껍질에서 질깃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짭짤한 간과 함께 연탄불 향도 은은히 배어있었다. 원래 생선을 반건조로 구우면 크기가 원물보다 확 쪼그라드니 살점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들고 뜯으니 먹을 것이 없진 않았다. 살맛은 굴비와 비슷했고 껍질과 달리 담백했다. 밑반찬은 가짓수보단 실속 있게 차려지는 스타일로 직접 담근 오이김치며 감자조림 등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었다. 사장님 손맛이 워낙 좋으신듯한 데다가 재료 퀄도 높았다. 장흥삼합 먼저 먹고 우럭구이를 먹는 게 일반적인 순서지만 와인 페어링 때문에 그 반대로 장흥삼합으로 넘어갔다. 한우가 유명한 장흥에서 유래한 한우, 키조개 관자, 버섯 조합이다. 이것 역시 사장님께서 직접 다 구워주시며 삼합만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된다. 장흥삼합이 다 그런지 모르겠는데 한우로는 얇고 마블링이 많이 붙은 때깔 좋은 등심 부위를 사용했다. 불판을 마가린으로 한번 달구고 굽기 때문에 한우 같은 경우 살짝 느끼하다 싶을 정도로 고소했다. 키조개 관자와 표고보섯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로 삼합으로 먹게끔 유도했다. 삼합으로 한입에 다 넣기 번거로워 나중엔 따로 먹긴 했는데 삼합으로 왜 즐기는지 그 매력은 알 수 있었다. 삼합 1인분 가격은 7만 원이었으며 한우만 1인분 추가해 12만 원 나왔다. 따로 시키진 않았지만 센스 있게 인당 하나씩 소고기뭇국을 내줘 국물을 들이켜며 개운하게 식사를 마쳤다. 양파, 고추를 넣고 푹 끓인 달큰, 시원한 소고기뭇국인데 가히 피날레였다. PS. 병수 제한 없이 콜키지 프리
마산집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7번길 3-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