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대구로 이름을 널리 알린 타파스 바> 바르셀로나의 오후 6시는 서울의 오후 3시 마냥 햇빛이 밝아서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 여행은 혼밥만 할 줄 알았는데 비행기 옆자리 분과 다시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 스페인에 오고서 처음으로 그 유명한 샹그리아를 주문해 마셔봤다. 폭탄 포도주라 보면 되는 칵테일인데 첫맛은 달달해 술 같지도 않다가 끝에 알코올이 확 치고 올라와 당황했다. 가성비가 뛰어난 타파스 바는 아니지만 타파스의 완성도가 대체로 높고 양을 적게 적게 팔아 다양하게 먹어보기 좋다. 타파스 퀄리티에 중점을 둔다면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Codfish with honey “allioli” 꿀대구라 불리는 메뉴이며 대구를 바싹 익히지 않아 살점이 매우 흐물흐물하고 부드럽다. 대구 아래엔 아이올리 소스와 토마토소스가 깔려있으며 정말 꿀처럼 기분 좋은 단맛이 난다. 포슬포슬한 대구 살을 기대한다면 새로울 수도 다소 아쉬울 수도 있으나 약간 덜 익은 촉촉함이 매력인 것 같다. 짠맛이 일반적인 생선 요리에 단맛이 나니까 색달랐고 맛도 괜찮았다. •Iberian ham dish 이건 그냥 하몽이라 보면 되는데 예상한 것보다 짠맛이 너무 덜해서 아쉬웠다. 뽈뽀처럼 pan con tomate를 곁들여서 먹는 걸 권해 함께 시켰는데 짜지 않아 그냥 먹을만했다. •Beef tenderloin montadito with foie 몬타디토가 스페인식 오픈형 미니 샌드위치라는데 그래서 바게트에 재료를 올려 두입 거리로 제공된다. 바게트 위 소고기 안심 그리고 맨 위에 푸아그라를 두고 꼬챙이를 꽂았다. 소고기 안심은 미디엄 레어로 익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연적으로 레스팅이 되며 조금씩 더 익는듯했다. 그래도 퍽퍽하지 않아 아주 만족스러운 굽기였고 육즙도 가득 머금었었다. 푸아그라는 아마도 살면서 처음 먹어본 거였는데 물컹하게 팍 터지는 식감이어서 신기했다. 미세하게 비릿함이 느껴지긴 했으나 그 정도는 풍미로 받아들이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푸아그라와 소고기 그리고 바게트를 한입에 먹으면 가장 맛있는 방법이지만 불가능하다면 푸아그라, 소고기만큼은 한입에 먹어줘야 한다. 뭔가 고소함이 배가 되는 시너지가 있다.
Ciudad Condal
Rambla de Catalunya, 18, 08007 Barcelon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