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투박한 손맛이 묻어있는 등심 소금구이와 제육볶음> 아버지 같은 제육대회 멤버 한 분이랑 청량리에서 가진 비정규 제육대회. 당분간 제육대회 참석이 어려워서 조심스레 먼저 제안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그 당일에 바로 성사됐다. 제육대회라기엔 제육볶음을 후식으로 먹은 감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제육볶음에 끌려 찾게 된 집이다. 냉면집들이 즐비한 허름한 시장 골목, 아포칼립스 직전 감성으로 자리해 있다. 좌식, 입식 테이블이 두 개 정도 놓여있고 할머니 혼자 운영하시는데 되게 정겨우시고 친절하셨다. 분위기는 뭔가 동네 어르신들의 아지트스러움이 감지됐지만 머무는 내내 한산했다. 리뷰를 찾아봤더니 대부분 등심 소금구이 또는 제육볶음을 드시는듯하여 일단 등심 소금구이 2인분으로 주문했다. 이윽고 양파, 대파와 함께 초벌 된 등심이 프라이팬에 담겨 나왔다. 프라이팬은 버너 위에서 채소 숨이 죽을 때까지 달궈주면 된다. 등심의 경우 목등심 부위 같았는데 때깔에서 신선한 게 와닿았고 큼지막하게 세 덩어리나 들어가 양도 참 푸짐했다. 겉이 좀 반들반들해졌다 싶어 한 점 맛봤고 비계의 쫀득거리는 식감과 함께 살코기마저 퍽퍽함이라곤 없이 물렁물렁하게 씹혔다. 완벽한 소금 간에 채소 단맛도 자연스레 배었었다. 할머니께서 손이 바쁘셔서 밑반찬은 나중에 하나씩 차려졌는데 시원한 김치부터 해서 전부 직접 담그신 것들이었다. 양념의 달짝지근함이 아주 절묘한 도라지무침이 기억에 남는다. 걸쭉한 고추장과 생오이도 찬으로 내주셔서 중간중간 클렌징용으로 너무 좋았고 갓김치는 고기를 싸서 먹으니 감칠맛이 확 터졌다. 투박한 손맛에 조미료도 굉장히 잘 쓰신다 싶었다. 양파와 대파까지 집어먹으니 소금구이만으로 배가 충분히 찼지만 제육볶음 맛은 봐야 하는 관계로 사장님께 부탁드려서 1인분만 주문했다. 원래 2인분부터 가능한데 애교가 먹혔다. 제육볶음은 1인분이라 그런지 완성된 상태로 접시에 담겨 나왔다. 달지 않으면서 떡볶이처럼 고추장의 텁텁함이 느껴졌는데 아삭하고 시원한 생김치를 넣어 믹스매치가 인상 깊었다. PS. 애교는 스윗하신 일행께서

정성식당

서울 동대문구 홍릉로5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