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찾은 올드한 생삼겹을 파는 고깃집> 예전부터 은평구에서 삼겹살 하면 늘 거론되던 고깃집. 30년 가까이 구산사거리 근처에서 영업해오다 몇 년 전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허름한 감성은 사라진 대신 훨씬 쾌적해졌다. 6년 전 첫 방문을 마지막으로 언제 한번 다시 가야지 하다 이제야 찾았다. 여전히 가격은 합리적이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이드는 몇 개뿐에 고기 또한 삼겹살과 돼지갈비가 전부다. 생삼겹살 3인분을 주문하고 밑반찬이 이것저것 깔렸는데 딱 집 반찬 스타일이라 뭐 에지가 될만한 게 없었다. 쌈 채소도 내주고 한상을 가득 메웠지만 손이 딱히 많이 가진 않았다. 접시에 양파와 함께 생삼겹살이 담겨 나왔고 딱 봐도 선명한 분홍빛이 감돌아 좋은 원육임이 와닿았다. 냉삼처럼 포일 한 장을 깔아둔 기울어진 불판 위에 하나둘씩 올려 구워줬다. 김치는 뻣뻣하고 아삭한 식감이 강해 그냥 다 구워버렸는데 양념이 연하고 물기가 있어 생각하던 그런 구운 김치는 안 나왔다. 포일로 인해 불판의 화력이 다소 약한 탓도 없지 않았다. 삼겹살의 경우 고기를 꽤 두툼하게 썰어주고 버너 불에 굽다 보니 바짝 굽지 않은 건 좀 질겅질겅 씹혔다. 밑간이 따로 안 돼 후추를 치니 나았고 육즙이랄 건 없이 살짝 쫀득거렸다. 따로 안 시켜도 나오는 된장찌개는 집 된장으로 끓여 구수한 맛이 진한 동시에 고추의 칼칼함이 어우러져 있었다. 밥에 곁들이거나 술안주에 맞게 간이 짭조름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기름장이 제공되지만 이날따라 삼겹살이 쌈장과 잘 어울렸다. 먹는 내내 특별할 것 없는 집에서 먹는 삼겹살, 군대 단결활동 때 먹던 삼겹살이 떠올랐고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당 1인분으로 배가 금방 차서 마무리론 볶음밥 하나만 시켰는데 있는 반찬 다 때려 넣은 고추장 비빔밥과 다름없어 뭔가 공허했다. 노른자라도 하나 들어가면 그나마 괜찮았을 수도 PS. 6년이라는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이날 술을 안 해 그런지 평범함이 더 크게 다가온듯하다.
싸리골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16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