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로 굽지만 합리적인 가격이 매력인 정육 식당> 셀프로 구워야 한단 단점이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는 인생한우, 1년도 안 돼 다시 찾았다. 웬만하면 갔던 곳은 다시 잘 안 가는데 마장동에 여기만 한 곳을 못 찾았다. 2시 반부터 브레이크 타임이라 거의 마지막으로 입장했고 지난번처럼 점심에 벌써 바글바글했다. 한차례 경험이 있으니 바로 진열장으로 가서 꽃등심 500g과 안심 300g을 시켰다. 밑반찬은 여전히 많은 깔리는 편은 아니나 하나하나가 평균 이상이었고 대부분 느끼함을 씻어주는 용이었다. 이번엔 콜키지 대신 와인도 사 마셨는데 프랑스산 시라는 영 아닌 것 같다. 고기는 먼저 담백한 안심으로 시작했고 통안심을 직접 굽는 건 처음이다 보니 살짝 태워먹은 감이 없지 않았다. 불판과 숯이 붙어있다시피 하기 때문에 금방금방 뒤집어주는 게 좋겠다. 서비스로 나온 육회는 전형적인 불고기 양념의 달짝지근함을 입고 있었지만 신선한 원육 특유의 고소함이 잘 살아있어 더욱 훌륭했다. 네 명이라 두 접시씩 챙겨준 센스까지 대만족 돌아다니시던 직원분에게 도움받아 어렵사리 잘라낸 안심 한 점에 와사비를 곁들여 한입 넣었다. 담백한 동시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결과 그 사이사이 스며든 육즙이 조화를 이뤘다. 불판에 통으로 함께 굽는 새송이버섯은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어 씹었을 때 전달되는 채즙이며 말캉함이 고기와 번갈아 먹기 더할 나위 없었다. 이어서 불판에 대망의 꽃등심을 올렸다. 알등심, 등심덧살, 새우살 순으로 즐겼고 알등심은 탄탄한 결에서 오는 씹는 맛이 인상적이었다. 등심덧살과 새우살은 기름진 풍미가 확연했는데 특히 새우살은 당시엔 살짝 느끼했다. 식사류도 밑반찬처럼 크게 힘을 주지 않은 편이라 마무리는 간단히 된장찌개로 했다. 짜글짜글하다기보다 물이 많은 된장찌개로 고기 자투리와 애호박, 양파를 넣어 국물 맛은 깊었다.
인생 한우
서울 성동구 마장로31길 4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