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품질의 안주에 식전주를 즐기기 좋은 샤퀴테리아> 하몽과 치즈 등의 안주에 식전주를 곁들일 수 있는 고딕 지구에 위치한 노포 샤퀴테리아다. 스페인은 저녁식사 시간이 늦은 관계로 6시쯤 아페리티프를 하러 들렀다. 가격대가 싼 편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무척 마음에 들었고 소시송, 하몽, 치즈 및 여러 식료품들이 장식처럼 가득했다. 얼핏 봐도 퀄리티가 보통 이상은 확실해 보였다. 딱히 메뉴를 정하고 온 게 아니라 즉석에서 직원분에게 추천을 받아 만체고 치즈와 염소치즈를 하나씩 시켰다. 올리브와 말린 토마토도 함께 부탁드려 한상을 만들었다. 술은 아페리티프에 적합한 카바로 한잔했는데 글라스로 가능한 주종을 다양하게 구비해놔 다른 걸로 즐겨도 부담 없다. 카바의 경우 웬만한 안주와 두루 잘 어울린다. 먼저 만체고 치즈는 라만차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젖 치즈로 일전에 톨레도에서 맛본 것처럼 단단하며 짠맛과 고소함이 풍부했다. 장기 숙성은 안 한 듯 단맛은 약했다. 염소치즈는 블랙 트러플이 콕콕 박혀 있어 트러플 향이 은은하게 풍겼는데 염소젖 산미와의 어우러짐이 좋았다. 혀를 찌르는 시큼함을 트러플이 덮어주는 느낌이었다. 말린 토마토는 올리브유에 절여진 채 돌돌 말려 꼬챙이에 껴 나왔다. 씨가 닳아있을 만큼 메말라 수분기가 전혀 없었고 화한 맛이 토마토 단맛에 강력하게 얹혀있었다. 스페인 와서 김치처럼 매 끼니 챙겨 먹는 중인 올리브는 먹을 때마다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고급 올리브유 한 병을 농축시켜놓은듯한 깊은 향과 맛이 참 일품이다. 식전주래도 카바 한 잔으론 턱도 없어 갈리시아 지역의 알바리뇨 한잔 더하며 마무리했다. 안주가 비싸긴 해도 우수한 품질을 보장해 즐거운 아페리티프 시간을 가졌다.
Xarcuteria La Pineda
Carrer del Pi, 16, Ciutat Vella, 08002 Barcel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