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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에만 있을 것 같은 식당이 몇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충청도 식당입니다. 옆에 오타쿠 낙서가 약간 거슬리지만, 이른 아침 시장에서 백반 한 상 받기 딱 좋은 포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백반 6천 원, 된찌·김찌·순찌·청국장 7천 원. 두루두루 잘하는 집이지만, 이 집에 온 이유는 바로 만두라면 정식 때문입니다. 7천 원에 라면이면 싼 건 아닌 것 같지만, 라면에 백반 반찬을 그대로 내 주십니다. 아침 손님 한 타임 받으시고, 아침마당 보고 쉬고 계시던 사장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난로에 물을 받아 가습 효과가 있네요. 왠지 이런 따땃함일수록 추운 날 더 따땃하니 좋습니다. 직사각형으로 긴 구조입니다. 라면 정식이 나왔습니다. 반찬 6종에 생선 토막이 키 포인트죠. 라면에 뭘 이리 반찬을 다 내주시냐 했더니, 원래 메뉴에는 없던 건데 젊은 사람들이 아침에 라면 하나 끓여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합니다. 라면만 먹으면 허기질 것 같아서 만두도 푹푹 넣어 주고, 반찬도 백반에 있는 거 그대로 주셨다고 합니다. 원래 정식 메뉴가 아닌 히든 메뉴였는데, 동대문 영세 상인들 식당을 인스타에 소개해 주는 분께서 소개한 뒤로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라면은 신라면이나 진라면 매운맛을 쓰는데, 오늘은 진라면을 쓰신 듯합니다. 계란도 2개 넣으십니다. 하나는 풀어서 넣고, 하나는 먹다 보면 한 개가 통째로 딸려 나옵니다. 만두는 시판 만두이지만 예닐곱 개 올라가 있고요. 면발도 꼬득꼬득하니 딱 좋게 잘 익었습니다. 물김치도 올려서 먹어보고, 깻잎도 올려서 먹어 봅니다. 만두가 예닐곱 개 있으니 아침에 라면 하나 먹고도 든든합니다. 이거 먹고 온 김에 다른 데 가서 백반 하나 더 먹을까 했는데, 점심때까지 든든하네요. 사실 라면에 생선까지 주실 필요는 없는데, 이게 좀 킥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생선도 베어 먹으니 라면으로 때운다는 느낌보다는 한 끼 잘 챙겨 먹은 느낌입니다. 중간중간 김가루도 라면에 넣어 먹고, 콩나물도 먹고. 김치는 좀 아쉽네요. 근데 물김치나 깻잎이 존맛입니다. 사실 제가 서울에서는 백반, 특히 시장 백반은 잘 안 먹는데, 반찬들이 군내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아예 전라남도 해안가 출신 할머니들이 하는 건 입에 맞는데, 내륙이나 충청도·경상도 할머니들이 하시는 시장 백반 가게들은 솔직히 좀 입에 안 맞는 편인데요. 묘하게 경동시장 백반집들은 반찬들이 다들 입에 맞습니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일을 빠닥빠닥 안 한다고 뭐라 하시고, 할아버지는 약간 삐치시고 하는 게 저희 부모님 보는 것 같아서 피식했습니다.

충청도식당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로12길 2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