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뒷고기는 잘 지내고 있단다. 뒷고기는 추억이다. 환기 따윈 신경쓰지 않는 허름한 가게, 무심한 모양의 네모난 철판. 그런 불안한 요소를 가졌지만 단 하나, 가격때문에 자주 찾아가게 되었고 그렇게 추억으로 남았다. 가게의 인테리어는 밝은 레트로다. 레트로풍인데 밝다. 약간 엇박의 느낌이 나지만, 그래도 원형 테이블이 맞이해주고 있어 기분은 좋다. 가격은 역시나 뒷고기 답다. 1인분 5500원 4인분부터 주문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22000원이니 요즘 삼겹살 1인분보다 조금 비쌀뿐이다. 뒷고기를 주문하면 숯불에 철판을 준비해주고 쌈과 쌈장, 소스, 파절이, 콩나물, 김치가 나온다. 고기가 나오는데, 재밌다. 초벌을 해서 준다. 뒷고기도 진화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철판 한켠에 뒷고기를 올리고 남은 철판위에 콩나물, 파절이, 김치를 올린다. 딱 내가 생각하는 뒷고기다. 뒷고기는 맛있다. 사실 뒤에 빼돌릴만큼 맛있는 고기라 해서 뒷고기라고 하는데, 솔직히 어느 부위인지는 잘 모른다. 그래도 맛있다. 숙성을 잘한것도 아니고 잘 구워낸것도 아니지만, 김치, 콩나물, 파절이랑 정말 잘어울린다. 배가 살살 찰때쯤 볶음밥을 주문하는데, 오? 가격이….. 7500원이다. 아, 2~3인분이란다. 이름에 걸맞는 볶음밥이다. 계란후라이를 품은 고기김치볶음밥 위에 치즈를 가득 덮었다. 이거 무조건 맛있다. 더 좋았던건 미리 볶아서 나오기 때문에 철판에 볶음밥이 눌리지 않아서 좋았다. 땡초라면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라면이니까 패스하고 친구 동생이 자기만의 요리를 만들어 줬는데, 파절이에 뒷고기를 잘게 잘라넣고 거기에 밥을 넣고 소스를 조금 넣어 비빔밥으로 만들어 주는데…. 이거 물건이다. 소스와 파절이가 밥이랑 궁합이 딱 맞았다. 만약에 구운 마늘까지 들어갔으면 박수칠뻔 했다. 남자 4명이서 죽어라 먹고 나서 계산을 했는데, 으잉?하면서 놀랬다. 그러곤 역시 이게 뒷고기라지 라는 수긍을 했다. 요즘에는 뒷고기보다는 숙성육이다, 제주도 돼지다, 하며 좋은 고기들을 찾아 먹지만, 가끔 한 번은 뒷고기를 떠올릴 때가 있다. 여기가 그 뒷고기의 추억을 채워주는거 같다. 무슨 부위인지 모르고 먹고, 저렴한 가격에 먹고, 이것저것 얹어서 먹었던,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그 추억을 채워준다. 뒷고기(1인분, 120g) - 5,500 치즈김치볶음밥 - 7,500 땡초라면 - 2,500 해물된장찌개 - 3,500
평화김해 뒷고기
부산 부산진구 가야대로784번길 56-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