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에 이 간장새우를 먹을 수 있으면 좋은거겠죠? 이 가게에서 메뉴판을 보게되면 극심한 선택장애에 시달릴 수 있다. 메뉴가 상당히 많다.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라는 느낌을 주는 메뉴판은 나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아득한 고민을 안겨줬다. 그리고 모든 메뉴판에는 간장새우가 빠지지 않는다. 모든 세트메뉴가 ‘간장새우 + XXX’다. 간장새우에 대한 거부권은 1도 없는 잔인한 곳이다. 흐리고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이라 간장새우+연포탕을 주문했다. 그리고 네이버로 예약을 해서 짜계치도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먼저 달군 돌판과 계란을 주시는데, 돌판에 알아서 계란을 부쳐먹으면 된다. 간장새우는 빠르게 나왔다. 12마리정도였고 머리, 몸통, 꼬리로 해서 마리당 세조각을 내서 주셨다. 간장새우와 같이 먹을 비빔밥도 같이 주셨는데, 간장새우국물을 4숟가락만 넣으라는 사장님의 당부가 있었다. 그럼 시킨대로 해야지. 간장새우는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딱이었다. 감칠맛과 더불어 살짝 단맛이 나고, 간장이지만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새우껍질은 단단한 편이 아니어서 쉽게 먹을 수 있었다. 비빔밥과 같이 해서 먹으니 좋았다. 담백함과 감칠맛이 전부라 조금 밋밋할 수 있었는데, 간장새우 위에 고추가 느슨한 맛에 매콤한 긴장감을 안겨줘서 계속해서 먹을 수 있는 기분을 알려줬다. 연포탕이 나오는데, 어? 사장님 이거 조개탕인데요? 이모님께서 양푼이를 들고 수족관에 가시더니 산낙지를 데리고 오셨다. 냄비에서 희생하고 있는 낙지를 보면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낙지의 쫄깃함을 기대하는 이중적인 내가 있었다. 배추, 무, 가리비, 낙지가 들어간 연포탕은 맛있었다. 마늘이 많이 들어갔고 무의 시원한 맛이 있어 국물을 계속 떠먹기 좋았다. 오랜만에 데친 산낙지를 먹는다는 기쁨도 있었다. 서비스로 나온 짜계치는 우리가 기대한 맛이다. 실망할 필요가 없는 그런 맛이다. 간장새우가 워낙 잘나오는 집이라 간장새우만 먹으러 가도 되는 곳이지만, 세트메뉴의 가성비가 훌륭한 곳이라 그냥 먹고 싶은 세트를 골라서 먹는게 더 좋을 집이다. 문제는 어떤 세트를 골라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내가 있다는 거다. 간장새우(비빔밥 포함 ) + 연포탕 - 55,000다. 간장새우(비빔밥) + 연포탕 - 55,000 짜계치 - 5,000(네이버예약 시, 무료)
프로간장새우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22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