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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 이제 봄이 끝났다.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떠나는 봄이 아쉽기만 하고 슬퍼하려고 했는데, 아… 봄도다리를 먹지 못했다. 봄도다리를 먹지 못하면 봄을 보낸게 아니지, 그래서 먹었다. 서촌은 의외로 해산물이 유명한 곳이다. 계단집, 안주마을, 동해남부선… 여러 해산물포차들이 줄을 잇는 곳이다. 안주마을과 계단집은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웨이팅마저 포기해야 하는 곳이다. 그래도 도다리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어갔다. 앉자마자 도다리세꼬시 2인분을 주문했다. 해산물 포차 답게 미역국, 번데기, 콘샐러드, 무생채가 깔렸고 얼마 안있어 세꼬시가 나왔다. 오득오득 뼈가 씹히는 도다리는 봄의 고소함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 그리고 은은한 단맛도 묻어나왔다. 그냥 간장에 먹어도 되지만 깻잎에 도다리, 쌈장, 마늘까지 올려서 먹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렇게 먹다보니 기본으로 나온다는 파래전이 나왔는데, 오…. 파래다…. 딱 파래맛과 향이 가득하다. 호불호가 갈릴 기본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했던 술을 더 채우기 위해 해물라면을 주문했다. 라면은 사실 해물라면이라고 하면 안될정도였다. 오히려 김치콩나물해장라면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맑은 김치콩나물국에 홍합, 꽃게, 새우가 들어있고 그 안에 라면사리가 있는… 해장라면이었다. 그런데 이게 내 입맛에 맞았다. 스프가 안들어서 그런가 딱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다. 라면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봄의 끝자락에 봄도다리를 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도다리세꼬지(1인) - 17,000 해물라면 - 10,000

서촌 친구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길 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