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콩불의 교훈을 잊지말자. 낙지볶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매콤한 맛에 양파의 달달함이 추가되고 쫄깃한 낙지의 식감까지 더하면 완벽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산낙지철판볶음이라니!!! ‘산낙지+철판=두근거림’을 완성시켜주는 일종의 공식이다. 종로3가역 근처에 있다. 한때 이영자 맛집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산낙지철판볶음은 가격이 꽤 비싼 축에 속한다(1인분 19,000) 비주얼은 훌륭하다. 양념된 콩나물, 양배추, 대파 그리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산낙지는 맛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종업원 분들의 능숙한 솜씨로 철판볶음은 완성되어간다. 맛은 맛있다. 낙지는 쫄깃하다. 양배추가 아삭함을 준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실수가 있다. 철판에 열을 계속 가하게 되면서….. 낙지는 질겨지고 수분이 빠진 콩나물을 식이섬유만 남게되어 같이 질겨진다. 마치 철근과 콘크리트의 관계처럼 함께 간다. 요리를 하고 불을 바로 꺼주셨다거나 미리 경고를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몰랐다. 나도 이걸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았다. 나와 산낙지철판볶음의 맛있는 식사는 이제 나의 치아와 낙지의 싸움으로 변질되었다. 맛, 비주얼, 간 모든게 좋았는데, 재료의 특성을 몰랐던 나와 그걸 경고해주시지 않은 가게의 환장의 시너지가 만들어낸 비극이다. 그게 너무 아쉬운 그런 가게다.

종로 진 낙지

서울 종로구 수표로 1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