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 고기집 진즉 웨이팅으로는 가길 포기한 집이다. 다행히 예약이 가능하기에 큰 맘먹고 찾아갔다. 산청 흑돼지를 쓰는 곳이다. 그리고 산청하면 지리산도 생각나기에 인테리어는 흙집이 느낌이 든다. 직접 제작한 타일 테이블과 대나무 방석이 있는 의자까지, 컨셉이 일관성이 있다. 재래식 소금구이를 주문했다. 소금구이에는 앞다리살과 목살, 오겹살로 구성되어있다. 불판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고기는 상당히 재밌게 나왔다. 어슷썰었다라고 해야 하나? 우리가 무를 썰때, 빙빙 돌려가며 막 썰면 삼각형 모양의 무가 나오는데, 고기가 딱 그 모양이다. 이거 직원분이 안계시면 굽는게 만만치 않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행히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신다.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뒤집어 굽고 세워서 굽고 하시다가 같이 나온 쪽파를 고기에 묻힌다. 고기의 기름과 육즙을 묻혀 구워 풍미를 더해주는거 같았다. 다 구워진 고기를 소금에 찍어 먹는데, 맛있다. 특히 쫀쫀하면서 살캉거리는 식감이 매력적인데, 오겹은 비계가 주는 살캉거림이 강하고 목살과 앞다리살은 쫀쫀한 식감이 강한 편이다. 고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찬도 다양하다. 소금, 와사비, 명란 뿐만 아니라 장아찌에 갈치속젓까지 고기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쪽파가 매력적인데, 숯향과 고기의 풍미를 머금은 잘 구운 쪽파를 갈치속젓에 찍어서 고기랑 먹는데, 이게 정말 킥이다. 갈치속젓이 비린맛보다는 감칠맛이 강해, 고기와 쪽파에 부족한 맛을 채워주고, 고기와 쪽파의 식감과 향이 잘 어울린다. 추가로 검은콩한우된장을 주문했다. 진한 된장이 나왔다. 한 숟갈 떠서 먹는데, 어? 이거 맛있는거다. 그렇다. 또순이네 된장맛이랑 비슷하다. 찐한 된장에 가득 들어간 소고기, 또순이네와 달리 된장에 들어간 부위가 다르긴 하지만, 이 맛은 또순이네와 큰 차이가 없다. 맛있다는 거다. 만족스러운 식사 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대부분 소금구이를 먹고 고초장양념구이를 주문하는데, 나와 일행이 고추장 양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소금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다. 여기서 조금 힘든 점이 나오는데, 추가고기부터는 구워주지 않는다. 즉, 손님이 잘 구워야 한다. 그리고 쪽파는 추가금액을 내고 주문해야 한다. 추가 쪽파도 직접 구워야 하는데, 이 쪽파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직원분들이 하는 것과 같은 스킬을 써야한다. 그게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고기를 잘 굽는 사람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듯하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요소를 갖고 있는 고기집이다. 고기와 곁들임, 컨셉 그리고 후식까지 사람들이 좋아할 그런 요즘 고기집이다.

산청 숯불가든

서울 중구 을지로14길 12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