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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숙성회와 요리 그리고 한 잔 숙성회를 잘 하는 집이다. 그리고 그날 그날 추천 메뉴들도 있다. 가게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사장님과 직원 한 명이 전부다. 어떤 걸 주문할까하면서 보다가 숙성회와 무늬오징어회, 굴전을 주문했다. 기본 안주로 나온 양배추 샐러드와 마요네즈오이를 먹고 조금 길게 기다리다 보면 숙성회가 나온다. 먹은지 꽤 시간이 지나서 어떤 어떤 회인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맛만은 기억을 한다. 특히 방어와 전갱이, 삼치가 기억에 남았다. 11월에 먹은 방어라 기름이 많이 올라오지 않아 별로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감칠맛이 많이 났다. 기름이 나오지 않는 대신 감칠맛을 쭉 살려냈다. 전갱이야 날듯말듯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비린내와 그와 반대급부로 쭉 올라오는 녹진한 기름맛이 좋았다. 삼치가 킥인데, 꼅질을 토치로 구워낸 삼치는 특유의 포슬포슬한 식감과 더불어 불향 그리고 담백함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무늬오징어회도 나왔다. 소금을 찍어서 살짝 먹는데, 소금에서 나는 희미한 단맛이 오징어와 만나서 폭발하게 된다. 그리고 쫄깃과 질깃 사이의 오징어 회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굴전은 내 생각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두꺼운 부침이다. 그리고 위 쪽은 거의 익히지 않았다. 생굴에 가까운 굴전이다. 위 쪽의 반죽도 살짝 덜익었는데, 이게 굴과 만나니 상당히 재밌었다. 문제는 두껍다는 것. 굴이 없는 부분은 그냥 맨반죽의 애매한 전을 먹게 된다. 마지막으로 낙지볶음에 카펠리니를 먹었는데, 소면대신 카펠리니를 썼다. 이게 낙지볶음의 양념을 잘 빨아들인다. 가끔 낙지볶음을 먹으면 소면과 양념이 따로 노는데, 카펠리니는 그렇지 않고 잘 빨아들인다. 술 한 잔 곁들일 메뉴가 가득하다. 그 중에 숙성회는 최고다. 물론 다른 요리들도 좋지만 숙성회에 비하면 약간의 호불호가 있다. 나쁘지 않은 요리에 정말 좋은 숙성회, 거기에 술 한 잔이면 너무 좋다. 문제는 음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점. 그 답답함이 문제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피스트로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57길 6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