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한 들깨향 가게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들깨칼국수, 수제비를 파는 곳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된다.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여튼 그렇다. 들깨수제비를 주문하면 열무김치, 겉절이, 보리밥을 일단 내어주시는데, 열무김치를 보리밥에 덜어 고추장과 들기름에 살짝 비비면 그야말로 한국식 애피타이저라고 할 수 있다. 보리공기가 2000원이라 근본이 무너졌구만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보리가 살짝 들어간 그런 보리밥이 아닌, 꽁보리밥이라서 납득이 되었다. 열무김치는 상당히 시원하고 아삭하다. 간이 강하지 않아, 보리밥과 잘어울렸다. 주방을 보니 열무김치와 겉절이를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김치도 자신있다는 말이다. 수제비는 걸쭉했다. 들깨의 고소한 향이 들어온다. 수제비는 부들부들하고 부드러워 술술 넘어가고 동시에 들깨의 고소한 맛과 알갱이들이 뭉친듯한 질감이 잘 느껴진다. 수제비에 겉절이를 같이 먹으면 간이 딱 맞다. 찐한 들깨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4월부터 하는 계절메뉴인 막국수가 더 유명한 곳이다. 막국수에 보쌈을 먹어야겠다.

김순옥 들내음

서울 강서구 금낭화로24길 29-1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