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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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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부산식 양곱창의 진수 부산을 해산물의 도시로 생각하는데, 부산은 사실 양곱창의 도시다. 밀면, 돼지국밥집 못지 않게 동네 곳곳에 한가닥하는 곱창집들이 있는 그런 도시가 부산이다. 그런 부산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시스템의 양곱창집이 있다. 자갈치에 백화, 서면에 문화, 연산동에 로타리가 있다. 어떤 시스템이냐고 물어보면….. 신림동 백순대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한 공간에 여러 가게들이 있고 그 가게마다 가격은 전부 동일하다. 그런데 약간씩 약간씩 다른게 있다. 로타리양곱창센타에는 1번에서 13번 가게까지 있다. 가격은 어딜가나 동일하니 마음에 드는 숫자나 빈자리를 보고 앉으면 된다. 주문은 양+대창+곱창 모듬 한 판을 주문하면 된다. 밑반찬은 가게마다 다르나 내가 간 9번집은 물김치, 파김치, 명이나물과 마늘장아찌, 양념소스 그리고 쌈채소를 준다. 물김치에 무는 아주 푹익어서 아주 시원하고 맛있다. 무 한입먹고 주문한 술을 한 잔씩 기울이다 보면 가스 버너에 주만한 모듬이 나온다. 마늘 양념을 즉석에서 무쳐낸 모듬을 이모님이 불판위에 올려주신다. 내가 직접 구울 필요없이 알아서 다 해주신다. 양, 곱창, 대창, 감자와 새송이버섯까지 불판에 올려서 야무지게 구워주시는데,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대창을 세로로 반을 가른다음 기름을 어느정도 걷어낸다. 처음 본 손질이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익게 되면 이모님이 앞에 가져다주시며 먹으라고 해주시는데 그걸 먹으면 된다. 다진 고추를 섞은 양념 소스에 대창을 찍어 먹는데, 이게 진짜 맛있다. 원래부터 맛있는 대창, 양에 매콤달달한 소스를 찍어 먹으니 먹자마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직접 담근 파김치와 물김치를 먹게 되면 자칫 기름에 의해 부대낄 수 있는 혀와 배를 한번 씩 씻어내준다. 너무나도 적절하게 잘 구워 주시기 때문에 나는 그냥 먹고 싶은 부위를 쌈으로 먹거나, 파김치랑 먹거나 하는 내 입에 넣기 직전의 조합만 고민하면 된다. 이렇게 모듬 한 판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다른 메뉴를 보게 되는데, 다른 메뉴로는 새우구이, 우삼겹, 양, 대창, 곱창 추가가 있는데, 여기는 그냥 우삼겹이다. 무조건 우삼겹이다. 아니, 우삼겹에 뭐가 있길래 고작 우삼겹을 추가하냐라고 난리칠 수도 있지만 여기 우삼겹은 특별하다. 냉동우삼겹을 들고 와서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자르지도 않는다. 그저 한 줄을 통째로 굽는다. 얇아서 금방금방 익는데, 여기서 이모님이 마법을 부린다. 직접 담근 파김치와 당귀잎을 우삼겹 위에 올려 돌돌 말아주신다. 우삼겹말이… 이 외면할 수 없는 비주얼 앞에 손이 갈 수 밖에 없다. 우삼겹은 알다시피 기름이 많은 부위다. 그래서 느끼함은 숙명과도 같은데, 여기에 파김치와 당귀잎을 넣으니, 느끼한 맛을 파김치의 시원한 맛과 당귀의 쌉싸름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입이 너무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당귀가 신의 한 수인데, 그 쌉사름한 맛이 전혀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곱창 모듬을 먹고 우삼겹말이를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배가 부르고 알딸딸해지는 것과 동시에 혈관에 대한 미안함이 생기는데, 마무리로 케일주스를 주신다. 뭔가 면죄부를 얻는 느낌이다. 그리고 마무리가 너무 좋아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부산식 양곱창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다찌식 자리에 앉아 이모님이 직접 구워주는 양곱창 한판을 가성비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우삼겹말이에서 맛을 더 즐기고 마무리 케일주스로 죄책감도 덜어낼 수 있다. 다만 이모님이 바쁘면 곱창이나 우삼겹이 조금 탈 수 있다는 점. 파김치를 직접 담그기 때문에 어쩔 땐 푹익은 파김치, 어쩔땐 조금 덜 익은 파김치를 먹을 수 있다. 그런 사소한 점만 뺀다면 숙소에서 먼 거리 일테지만 가서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곳이다. 백화, 문화, 로타리마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으니, 일반적인 양곱창집보다는 저 세군데를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에서 양곱창을 즐기시길 바란다. 양+곱창+대창 모듬 (600g) - 49,000 우삼겹 한판(500g) - 35,000 * 한판 주문 시, 반판 추가 가능

로타리 양곱창 센타

부산 연제구 반송로 13-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