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에 생긴 신상 스시집. 일전에 네기 이자카야가 있던 자리에 터를 잡았다. 맛있지만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가격대의 하이엔드 스시집을 오마주해서 고급스럽지만 대중적인 스시집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오마주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기물 컨디션이나 사용하는 네타, 와사비 등의 퀄리티가 높고, 가성비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특이한 네타가 있다거나 뭔가 강한 한 방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 잡힌 코스 구성이 좋았고, 등푸른생선 덕후라 구성에 히카리모노가 많아서 좋았다. 특히 방문했던 때는 우니 수급이 들쭉날쭉할 시기라 그런가 구성에서 우니가 없었는데, 향도 별로 없는 맛없는 우니가 나올 바엔 없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 개인적으론 이런 부분도 긍정적으로 비춰졌다. 런치 코스는 5만5천원. 전날 과음하고 해장스시로 방문했는데, 그래서인지 혀가 둔감해서 샤리에서 큰 특징을 느끼지 못햇다. 그래도 풀림이나 땡글땡글한 느낌이 좋았고, 기름진 네타랑 먹으니 참 잘 어울렸다. 방어, 청어, 고등어 모두 아주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내 사랑 고등어. 표고버섯과 시소, 생강의 합이 너무 잘 맞아서 눈에서 하트를 흩날리며 먹었다. 하지만 고등어는 앵콜이 안되서 너무 슬펐음.. ㅠ 고등어만큼이나 좋아라하는 전갱이나 전어는 히카리모노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좀 비릿한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나쁘진 않은데 베스트는 아닌 느낌. 그런데 이 날 다들 나같은 덕후만 모였던 건지 전어 앵콜이 유독 많았다. 전어 네타 준비하느라 새벽 2시까지 야근 하셨다고 했는데 많은 앵콜에 조용히 탄식하심 ㅋㅋㅋㅋ 깨알 개그포인트. 접객은 어딘가 낯가리는 듯(?) 조곤조곤하게 말씀하시지만 굉장히 친절하심. 혼자 방문했음에도 살뜰히 잘 챙겨주셨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아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지만, 이 근방에 김수사 말고는 스시집 옵션이 없어서(물론 압구정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엄청 많지만) 곧 예약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가로수길에 스시 먹을 일이 생긴다면 재방문할 것 같다.
스시 오마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67 지하1층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