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문한 클래식 바들 중 단연 1등. 몇잔 마시지 않았지만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버렸다. 원래 바 인 하우스는 10년이나 영업을 한 성남 복정동의 터줏대감. 작년에 청담동으로 이사를 왔다. 아무래도 이사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절을 해야겠다. 반짝이는 바카라 크리스탈 글라스, 말쑥하게 하얀 정복을 차려입은 부드러운 말씨의 친절한 바텐더, 취향에 맞춰 섬세하게 준비되는 칵테일과 말없이 채워지는 물잔, 안주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하다. 메뉴판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고, 취향이나 그 날의 기분에 따른 마시고 싶은 스타일 등을 말씀드리면, 오늘의 칵테일처럼 짠 만들어주신다. 인스타에서 보고 색이 너무 예뻐서 주문한 에비에이션. 일반적인 에비에이션과는 좀 다른 스타일로, 오너이신 김병건 바테더님의 시그니쳐 버전이다. 인공향이 들어가지 않은 크렘드 바이올렛을 넣어서 향미가 좀 더 섬세하다. 색도 맛도 정말 만족스러웠던 한 잔. 같이 동행했던 술을 잘 못하는 친구를 위해 만들어준 칵테일은 과일을 한아름 담아놓은 것처럼 프루티한 향이 폭발하는 데다가 달고 신맛의 밸런스가 절묘했다. 사실 에비에이션보다 이게 더 맛있었음.. 김병건 바테더님은 정말 섬세한 향을 잘 다루시는 분인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인 올드패션드도 부탁드렸는데, 놉크릭과 무려 윌렛을 섞어서 만들어주셨다. (참고로 윌렛은 싱글몰트 뺨치는 고가의 라이 위스키) 좋은 베이스의 술을 칵테일에 쓰면 보통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여기서 마신 칵테일은 풍미가 집약되어 오히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오토시. 기본안주가 무려 과일과 생야채로 채워진다. 손질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가 남으면 쉽게 상하다 보니, 클래식바도 보통은 과자나 초콜릿 등을 준비하기 마련인데 세상에.. 깔끔하게 손질된 야채에 리필도 계속 해주심ㅠ 감동.. 커버 차지 더 받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글라스 웨어도 남다른데, 오너가 오랜 시간동안 빈티지 바카라 글라스를 수집해와서 대부분 크리스탈 글라스를 사용한다. 혹여라도 술에 취해 깨지않도록 주의 ㅎㅎ... 얼핏 귀동냥으로 들은 얘기지만, 올드바틀도 수집을 하신 모양이다. 다음에 지갑 빵빵하게 채워서 마시러 가야지. 클래식바/몰트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가야하는 곳! 강력하게 추천한다.
바인하우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9길 13 이림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