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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리닝

별로에요

8개월

백로가 지나니 확실히 선선한 기운이 느껴져 기분이 좋은 나날이다. 한 달 좀 더 있으면 상강,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가을 맞이 2년 전쯤 핫했던 곳 리뷰를 시작해본다! “밀라노의 맛이라고…? 몰또(뭘 또)… 꼭 그렇게까지 홍보했어야 속이 시원했냐~~” *프로슈토 멜론 : 이렇게… 밍밍한 멜론은 처음이다. 흡사 수박의 하얀 밑동부분을 먹는 기분. 위에 올라간 프로슈토는 대량 생산하는 공장식 프로슈토인지… 육향, 지방질의 혀를 감싸는 감칠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짜기만 했다. 아무리 뷰값이라고 한들~ 이 가격은 아니잖아. *아포가토 : 그냥 아포가토이다… 이걸 먹기위해 2시간을 기다렸나?ㅠㅠ 육안상 크레마의 층이 얇은 걸로 보아 약배전으로 내린 것 같았는데, 그렇게 내린 게 좋은 원두라면 꽃향이든 과일향이든 산미가 가득가득~ 풍미가 참 좋을텐데… 내 입에는 아포가토의 에스프레소는 지극히 평범했다. *카페 쇼콜라또 : 초콜릿은 산미가 잘 느껴지는 편. 콘파냐 크림은 먹기도 전에 숨이 다 죽어있어서… 슬펐다. 너무나 평범. <Ending> 박서보 화백의 칠순을 축하하는 전시가 동경에서 열렸을 무렵, 때 마침 그 곳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다. 박서보 화백은 바깥의 단풍에 매료되어 산을 솔방솔방 오른다. 그러던 중 발 밑에 있는 붉은 단풍에 반사된 햇빛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어 올라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뒤돌아보니, 단풍이 새빨갛게 타서 나를 태울 것처럼 다가왔다. 마치 내 뒤로 불길이 따라오는 듯 했다.“라고 회상하며 ‘레드’를 창작했다고 한다. 사람도 너무 많아서 시끌벅적… 웨이팅 하느라 지출한(?) 2시간, 내 소중한 시간이 좀 슬펐지만… 명동성당의 붉은 단풍을 눈동자에 한가득 담았으니, 그게 이 날의 ‘바닥’이 아니었나~ (tmi : 박서보 화백 작품의 주인공은 ‘바닥’이다. ‘숨구멍’도 ‘산’도 아님.) 한 번의 경험이라 위안 삼으며, 올해는 최애 에스프레소바 갔다가… 눈동자에 불길을 담으로 화담숲을 가야겠다.

몰또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

서울 중구 명동길 73 YWCA연합회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