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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이형님
추천해요
2년

한성대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중 하나로 내 기억의 거의 초반부터 자리잡고 있다. 어릴 때는 동네에 패스트푸드점이 맥날 그리고 맞은편에 파파이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당시 엄마한테 파파이스는 비싸서 우리는 맥날만 갔다. 그리고 맥날은 저녁에는 못가고 점심에 런치 가격일 때만 갈 수 있었다. 비싸기만 하고 영양가 없는 음식이라는 게 당시 패스트푸드와 편의점 간편식 등에 대한 엄마의 평가였던 것 같다. 그래서 생일잔치를 저녁시간에 맥날에서 연다던가 하는 것은 꽤 큰 호사였던 듯. 어릴 땐 채소를 안 먹어서 지독한 치즈버거 광인이었는데 달달한 불고기버거를 통해 양상추에 입문했었다. 빅맥을 먹을 수 있게 됐을 땐 배가 커졌고 너 어른입맛이네~ 이런 식이었던 거 같다. 그때도 토마토는 먹기 싫어서 토마토는 빼고 먹었다. 치즈버거 시절엔 해피밀도 모으고 그랬는데 불고기버거 시대로 넘어오면서 해피밀에는 무관심하게 되었었다. 이 당시 내가 가장 좋아하던 버거는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리아 새우버거였다. 치즈스틱도 먹으면 큰 기쁨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롯데리아가 엄청 많은데 그 때엔 한성대에 롯데리아가 없었다. 꽤 나중에 들어왔다. 그리고 새우버거는 맥도날드에 없었다. 새우나 치즈 자체가 고급 식재료라는 인식이 있었고 롯데리아는 접할 일이 별로 없었어서 롯데리아 새우버거랑 새우스틱을 되게 좋게 생각했던 듯. 그리고 가끔 운동회나 그럴 때에 반장 학부모들이 돌릴 경우에나 먹었던 거 같다. 정작 롯데리아가 생기고 롯데리아는 창렬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오히려 맥도날드를 선호하게 되었었다. 지금은 양자 모두 좋아하지만.. 아무튼 지금은 한성대에 롯데리아 맥도날드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4강의 시대가 됐다. 그리고 버거는 갓성비 음식처럼 여겨진다. 한성대도 변하고 물가도 변한다,, 특히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해 주는건 아이스크림이다. 라떼는 500원이었었는데, 어느순간 700원이 되더니 오늘은 1100원이었다. 700원일때는 동전이 애매해서 잘 안 먹었었는데 이제 카드결제하기에도 딱히 민망하지 않은 금액이 되었다. 고딩때 여름에 야자 끝나고 맥도날드에서 하나씩 먹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어서, 친구들 기다릴 때에도 맥도날드에 잠깐 앉아서 아이스크림 먹고. 대학 온 후에도 생각 정리할 일 있을 때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성북천에 앉아서 멍하니 먹고 그랬었다. 아이스크림은 여전히 우유맛에 달고 기분 좋은 맛이었다. 이거 기계를 집에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또 집에 들여놓으면 롯데리아 새우버거 선망했던 것처럼 그냥 아이스크림 선망으로 끝날 것 같다. 역시 이 몇십년 된 맥도날드 건물 와서 받아먹어야 제맛인 듯. 오래 있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글로벌 대기업에게 품을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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