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를 맞이한 제육대회. 오늘의 장소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의 박가네였다. 약속시간 7시를 맞춰 가니 손님은 두 팀. 불콰하게 술이 올라 목소리가 커진 아저씨 팀과 조용하게 드시던 아저씨 팀. 먹고있는게 거의 막바지라 두 팀이 나가고는 조용히 먹을 수 있었다. 오래돼 보이는 가게로 가게 정보는 물어본 바 없지만 2008년 로드뷰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다른 정보로는 1998년 박가네라는 이름으로 개업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곧 한 자리에서 식당만 30년을 하신 셈이다. 어떻게 주문할까 고민하다 취지에 맞춰 제육 둘에 오징어 하나. 오징어볶음은 안주에도 있지만 계산할 때 보니 식사류로 제공. 오징어의 양이 적을거라고 말하는데 하나만 주문해도 양이된다. 좀 넉넉하게 주셨을지도. 역시 제육대회로 선정한 장소이다. 5가지 반찬은 빨간 빛이지만 모든 반찬들이 맛깔스럽다. 간은 짜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집반찬 스타일. 도라지무침에서는 도라지 뿐만 아니라 (아마도) 간재미가 섞여 포슬포슬한 부분과 아삭한 도라지와 오이의 식감이 섞인다. 어쩌다 섞인 생각이 강한 맛을 내기도. 배추김치는 다른 야채없이 배추만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사원한 맛을 내며 젓갈의 맛이 진하다. 진미채는 익숙한 맛, 꽈리고추 멸치볶음은 멸치의 포슬포슬함이 좋다. 석박지는 부담될 정도의 크기라 먹기가 쉽지 않을 정도. 그래도 맛깔스러움은 참지 못하게 만든다. 겉은 살짝 무르지만 속은 깊숙이 새콤한 맛이 베어있으며 아삭아삭. 약간의 단맛과 함께 씁쓸한 무의 맛까지 여러 맛이 만드는 맛이 좋았다. 남은 국물이 진해보이는 것처럼 맛도 진했다. ■오징어 볶음 양이 적다고 말한 사장님의 배신(?).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였다. 오징어는 익힘정도도 좋아 탱글탱글 쫄깃쫄깃. 당근 등의 야채들은 아삭아삭하게 씹히고. 고소한 참기름의 향은 맛에서도 고소하게 난다. 양념 맛은 진하지만 맵지 않고 깔끔한 맛이자 달지 않은 맛. ■제육볶음 양념이 오징어볶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달랐다. 오징어와 제육을 섞어주냐는 질문도 했는데 두 가지 양념 중 어떤걸 사용할지 궁금해진다. 오징어 볶음의 양념보다 순한 편으로 제육쪽이 부드러운 편이다. 양념으로 국물이 생기긴 하지만 기름지지 않은 편이다. 양이 되기에 중간부터는 밥을 말아 떠서 먹었다. 상추를 챙겨주는 말에 요청하자 산더미. 한 번더 요청하자 좀 더 많은 산더미. 고기는 전지살로 보이며 간간이 비계부분이 있지만 대부분 살코기. 그래서 담백함 위주이며 고기가 좋은 편이라 살이 야들야들하고 부드럽다. ■된장찌개 진한 색을 내는 만큼 진한 맛을 냈던 된장찌개. 집된장으로 구수한 맛이 가득, 그리고 새콤한 맛에 멸치에서 오는 감칠 맛까지 뭐하나 빠질 맛이 아니다. 청국장처럼 단단한 콩들이 들어가 입에서 으스러지며 된장의 진한 맛을 내며, 새송이와 바지락이 통통한 식감을 준다. 밥을 말면 구수한 맛이 스며든다. ■계란말이 당근과 양파를 자잘하게 다져 가볍게 익혀 아삭한 식감을 남긴다. 투박한 모양새에 간이 심심하지만 아삭함과 부드러움의 대비된 식감이 좋다. ■부대찌개 맛은 부대찌개 스럽기보다 들어간 김치로 느끼하지 않고 깔끔. 좀 더 정크한 맛을 원했는데 아쉽운 부분. 국물이 많은 편이라 김치 맛 베이스로 시원하게 먹기엔 좋다. 햄은 두 종류, 베이크드빈스를 특히 많이 넣어준다.
박가네
서울 중구 마른내로 1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