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전반기 no.1이 될 것 같은 집을 찾았다. 과거 선유도에서 일했던 분 사무실에 놀러가면서 눈에 담은 곳이었는데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싶은. 동시에 왜 이제서야 왔는지 후회아닌 후회를 하게 되었던 곳. 아저씨 손님, 특히 방송국 관련된 사람들이 알음알음 아는 집인지 옆 자리 테이블의 손님은 방송국과 관련되신 분들이었다. 가게는 작은 편이며 테이블이 7개 정도. 그 중 한 테이블은 홍어를 놓는 자리라 늘 채워져 있어 보인다. 홍어는 흑산도 홍어만을 취급하며 홍어의 날개쪽 지느러미에는 원산지 표시를 확인 할 수 있는 바코드가 태그로 달려있었다. ■남도반찬 홍어에 주문을 넣고 기다리며 만난건 남도의 반찬. 사실 간은 서울에 맞춰 아주 쎈 편은 아니지만 남도의 맛깔스러움을 듬뿍 담아내고 있었다. 고구마랑 늘 헷갈리는 토란줄기가 고소하면서도 껍질을 잘 벗겨 부드럽다. 아삭아삭한 마늘쫑은 사이사이 자잘한 새우가 같이 볶아져 맛을 낸다. 된장의 고소한 맛이 담긴 깻잎은 나물처럼 무쳐놓아 처음에는 깻잎인줄 몰랐다. 그도 그럴게 향이 진하지 않고 은은하며 고추잎 나물과 비슷해보여서였다. 배추김치는 푹 익었기에 나중에 물어보니 3년 묵은 김치였다. 새콤한 맛은 있되 우아한 새콤한 맛은 나중에 톡쏘는 홍어와 극상의 조합을 보여준다. 물론 그냥 먹어도 맛깔스러운 맛이다. 처음 먹어보는 황석어를 반 건조하듯 말려 쫄깃한 식감이 나며 입힌 양념에서 산초의 맛이 살짝 느껴지곤 했다. 향긋한 산초의 향으로 한 번더 먹게되는 맛. 감자채는 양파를 넣은 볶음반찬이었는데, 무처럼 아삭한 식감을 남겨놓은게 특징이다. 오이부추김치는 오이의 아삭한 식감이 좋고 호박은 은은한 단맛이 났다. ■홍어(3인) 옆 자리 방송국 단체 아저씨 손님 덕을 좀 보긴 한게 3인 주문시 먹어 보기 어려운 부위를 조금 썰어주셨기 때문. 삭힌 정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데 3월 31일, 5월 14일, 6월 1일로 세 가지 삭힌 정도로 맛을 보았다. 추천은 오래전에 삭힌 것부터 최근에 삭힌 홍어로 먹는다고 한다. 같은 날이라도 나온 부위마다, 혹은 뼈가 붙은 부위에 따라 조금씩 풍미가 다르고 향의 강도도 달랐다. 삭힌 정도는 초심자도 먹어볼 수 있을 정도지만 톡쏘는 풍미가 없진 않다. 즐기기 좋은정도랄까. 홍어는 20초를 입에 담아두라고 하며, 그때부터 진정한 맛이 나온다고 한다. □3월 31일 부위따라 다른 특징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삭힌 정도였다. 첫 홍어는 고소한 맛이 올라오고 찰진 식감. 또한 뼈가 씹히지만 쉽게 부서지는 식감. 가벼운 톡쏘는 암모니아에서 오는 화사함이 있다. 두 번째 부위는 조금더 톡쏘는 풍미. 막힌 비염이 있는 코가 뚫리기 시작. 앞의 홍어가 찰진 식감이었다면, 쫀쫀한 식감. 암모니아 풍미는 맛에서도 느껴지는게 알싸한 타격감이 있었다. 잠시 매콤한 맛이 어디있나 찾아보나 없어 홍어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세 번째 부위는 뼈가 있던 부위로 첫 부위보다 씹는 식감이 난다. 네 번째 부위는 톡쏘는 풍미가 강하다. 이 풍미와 3년 묵은 김치와의 궁합은 최고. □5월 14일, 6월 1일 대체로 비슷한 식감을 가졌으며 색도 비슷. 보통 흑산도는 삭히지 않는 홍어를 먹으니 이 시기의 홍어를 먹을 것 같다. 오래 삭힌 것 보다 찰진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입에 착 달라 붙는 정도. 깨소금 도 한 몫 하겠지만 뼈에서 고소한 맛이 난다. □홍어애 입에 녹는 듯하게 흐트러지는 부드러운 홍어애. 이외에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깨소금만으로도 고소한 맛이 나지만 따로 챙겨주신 참기름장도 별미. 고소한 향은 뽑아낸지 얼마 안됀걸 사용하는지 진한향기가 진동한다. 재밌는 것은 여러 술의 페어링 중에 포르투갈의 주정강화와인인 마데이라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는 점. 새로운 발견을 한 것 같았다. ■병어조림 임자도의 병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달달한 향기, 그에 못지않은 달달한 맛을 가지고 있다. 다만 설탕에서 오는 단 맛은 아니다. 주방에서 꽤 오래 끓여낸 만큼이나 맛도 잘 베여들어있다. 양념이 들어간 재료 어디에도 잘 맛는 맛을 낸다. 결국 마지막에는 하얀 쌀밥과 비벼먹을 수 밖에. 가격은 6만원대로 비싸다 생각할 수 있으나 병어의 두께를 보면 납득을 하게될 밖에 없다. 감자가 부드럽게 으깨지고 포슬포슬한 담백한 속을 가졌다. 무도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으깨지며 양념의 맛을 깊게 빨아들이고 있다. 간혹 섞여서 먹는 깻잎의 향이 있으나 조림과 잘 어울릴 정도의 얕은 향이다. -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며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신다. 마지막에는 일본의 식당(혹은 술집)처럼 밖으로 나와 인사까지 하시는 친절함이 보인다. 홍어 손질을 하는 사장님과 주방에서 조림 등의 요리를 하는 사장님의 누님까지. 콜키지는 프리. 가져온 술이 남은 걸 챙겨드리자 가는길에 아이스크림을 사주시기도 했다. 덕분에 맛도 사장님의 마음도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남도 제철 맛집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24길 9 양평동한신아파트 107동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