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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륩쯉쨥

추천해요

1년

오후에 일하다가 땡땡이 치고 서점에 갔었다. 김초엽 작가의 에세이집이 있길래 잠시 들여다 봤다. ‘들어가며’에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야자를 땡땡이 치고 토이스토리를 보러 영화관에 갔던 경험을 언급하고 있었다. 감동에 북받쳐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그 감정을 기억하고 싶었다는 걸 말하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던 건, 땡땡이라는 스스로 만든 사건 속에서 그 기억이 잊히지 않게 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게 베러고는 땡땡이 같은 느낌이다. 작년 한 해 힘들었던 회사 생활 동안 잠깐의 해방구 같았던 곳. 실은 선배이자 팀 동료였던 분이 베러고의 단골이었다보니, 몇 번의 경험을 통해 그 분의 베러고에 대한 애정을 흡수하게 된 것 같다. 선배는 가끔 기울임꼴의 better go가 자수로 박힌 검정 에코백을 메고 회사에 나타났다. 그리고 대체로 그 경험은 우리가 땡땡이 치고 와인을 마시러 갔을 때라거나 점심시간에 날이 좋다며 피크닉 매트를 깔고 베러고 잠봉뵈르에 와인을 감행했을 때였다. 오늘 서점을 다녀온 뒤부터 문득 생각나서 바질페스토파니니와 딜버터 잠봉뵈르를 픽업해서 왔다. 아기가 늦게 잠들어서 실은 포기하고 냉장고로 들어갈 뻔했지만 에너지를 끌어모아 몸을 일으켜서 먹고 마셨고 나는 또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갔다. 카페 베러고는 살아있어요. 사장님이 건강 상의 이유로 잠시 휴업하셨었지만 리오픈 한지 꽤 된 상태랍니다.

베러고

서울 강서구 강서로47길 108 마곡수명산파크1단지아파트 상가동 1층 후문상가 1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