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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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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양재, 은광여고 골목 아주 오래 된 분식집이다. 우리 엄마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단골이던 분식집인데, 어머님을 이어 따님이 하고 계신다. 시장 내에 있던 곳 (주식회사 떡볶이) 이 시장이 철거된 후 점포 (그린네 은쟁반) 를 하고 있다. 길쭉하고 쫄깃한 밀떡과 그리 맵지 않은 달달한 맛의 떡볶이. 가게 이름처럼 '은쟁반' 에 비닐을 씌워 담아준다. 먹어도 먹어도 크게 질리지 않는 맛. 일반 분식집의 매콤 달달한 떡볶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이 집은 명물인 튀김이 하나 있는데, 일명 '잡탕 튀김'. 김말이나 오징어 튀김처럼 무언가 주체가 있는 튀김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러 채소를 다져 넣은 잡탕인데, 이 집 떡볶이에 버무려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보통 튀김은 바삭한게 최고지만 이상하게 이 가게의 튀김들은 꼭 떡볶이와 버무려 먹어야 더 맛있는 것 같다. 특히 잡탕은 얇지만 약간의 딱딱한 식감이 그 바삭함을 채워주는 듯 하다. 형용하기 어려운 식감과 맛. 꼬마김밥은 어디에 가도 맛 볼 수 있는 흔한 꼬마 김밥 맛이었다. 가성비가 좋은건 아니지만 함께 먹으면 나쁘지 않다. 사진의 메뉴는 떡볶이 2인분 + 튀김 2인분, 꼬마 김밥 5개. 먹고 나면 엄청 배부른 상태로 나올 수 있다. 점포가 큰 편이 아니라 테이블 5개 정도의 매장이다. 학생들이 여전히 많이 찾는 곳. 80년대 그 당시 웃으며 떡볶이를 먹던 그 여고생 소녀와, 2010년대 현재 웃으며 떡볶이를 먹는 소녀들. 그 때나 지금이나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소녀들이 '떡볶이 2인분에 튀김은 잡탕 섞어서 1인분 버무려주세요!' 라고 외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 엄마가 한달에 한번 정도 찾아가는, 한결 같은 맛.

그린네 은쟁반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359길 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