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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점 4.5는 국밥의 평점 4와 제육의 평점 4.5 그리고 안암 튀김의 평점 5의 중간점이다. 국밥은 훌륭하고 깔끔하나 국물만으로는 사실 "조금 심심한가?" 의 인상. 쌀밥의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 강점이 있으나 그것만으로 흡입력이 있다고는 말하기 애매한 깔끔한 국물. 나쁘게 말하면 깔끔하기만 한 국물일수도 있다. 살짝 밍밍한 바쿠테 맛이라고 해도 될 정도. 그러나 이 국밥은 그 다소 밋밋한 맛이 밋밋한 만큼 약간의 첨가 로도 강한 변동폭이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고수와 화자오는 약간의 터치 만으로도 국밥을 다른 메뉴마냥 변화시킨다. 미묘한 웃음 포인트도 있는데 향신료 그라인더에 화자오가 담겨있고 직접 추가하게 되어있는데, 후추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후추아님 화자오 라고 강조되어 있는 것이 웃음 포인트. 고기의 익힘이나 고기 고명의 두께 또한 포인트가 있는데, 국밥인 만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두께가 아주 얇지만 충분히 식감이 있는 절묘한 두께인게 포인트다. 하지만 이 가게의 진정한 포인트는 국밥보다도 안암 튀김과 냉제육에 있는데, 일단 제육에 대해서는 제육이라고 해서 흔히 생각하는 고추장 제육볶음이 아니라 아주 얇게 썬 수육에 가까운데, 고기의 익힘과 고기로 야채를 쌈싸먹는 포인트들도 아주 매력적이며 향의 조화, 조합이 뛰어났다. 이 가게의 진짜 주인공은 저 6조각 주는 검은색 숯을 연상시키는 튀김 조각인데, 사실 진짜 주인공을 제껴버리는 진짜 진짜 주인공은 저 숯 밑에 있는 딜 아이올리 소스였다. 튀김 속의 고기 익힘은 잇몸을 갖다대면 녹아버릴 것 같은 촉촉함과 부드러움, 튀김 옷은 이를 갖다대면 톡 치고 부서져버리는 감자칩에 맞먹을 가벼운 바삭함인데, 이 놀라운 식감보다도 더 놀라운건 소스와 튀김의 향의 완벽한 조화였다. 요즘 개인적인 느낌이 돼지고기 맛이 거기서 거기지 싶은 느낌이었지만 한 단계 확 끌어올려버리는, 육향은 살리면서 잡내는 잡고 느끼함은 무게감으로 바꾸는 맛이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집에서 국밥은 그만 팔아도 다소 아쉬운 정도라면 튀김을 이 집에서 안 판다고 하면 안암이 갈 길을 잃었다고 한탄을 할 정도로 튀김(그리고 소스)가 맛있었다. 고수가 싫다면 이 가게는 비추. 굳이 1시간 넘는 웨이팅을 싫어하는 고수를 먹기 위해 쓰진 마시라. 하지만 고수를 좋아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오면 먹는다 정도 부터는 가볼만한 가게같다. 그리고 여기까지 리뷰를 읽어준 사람들을 위한 꿀팁을 주자면, 더운 여름에 밖에서 돌아다니면서 웨이팅 하시기보단 근처 카페나 바로 옆은 아니지만 아주 가까운 전통주 갤러리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시음회 예약 같은걸 활용하시면 기다리는 시간을 지겹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테이블링 순서 미루기를 활용해보시길.

안암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