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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그레이 밀크티의 기준점 선조들은 음력 묘월을 봄이 그 아름다움을 만개하는 달로 여겼다고 한다. 그 달이 생일인 대학 동기 덕분이다, 얼그레이의 세계에 빠지게 된 것은. 2017년에 삼성역 근처에서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던 터라 인근에 위치한 클로리스 코엑스몰점을 몇 번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는 얼그레이 밀크티를 자세히 살펴보아 그 어여쁨을 음미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2019년 1월, 동기와 함께 지금은 없어진 한남동의 모 카페에 방문한 날이었다. 얼그레이를 사랑해 마지않던 친구가 꼭 먹어보라며 얼그레이 케이크를 하나 사주었다. 한 학기가 끝나고, 여름 즈음에 다시 만났을 때는 아마 그녀의 취향 저격 공간이었을 클로리스 신촌 본점에 방문했다. 그날 우리 테이블은 얼그레이 천국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선호가 분명하고, 그 지점들을 오랫동안 가꾸어 취향이라는 선으로 빚어낸 친구들을 동경하는지라, 친구의 얼그레이 사랑에 자연스레 물들어 굳이 커피를 마셔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종종 얼그레이 밀크티를 선택하곤 한다. 밀크티의 세계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축복받은 자들의 섬에 사는 요정(Chloris)이 선사하는 꽃향기 그윽한 음료는, 시린 겨울에도 나를 봄으로 데려다 놓는다.

클로리스 티룸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1층 I109호

탱구

@aboutbae 맞아요ㅎㅎ 댓글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이, 예전에는 예쁜 소품이나 세련된 인테리어에만 눈길이 갔는데, 언제부턴가 창문에 비치는 바깥 풍경이나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 같은 요소들이 더 눈에 들어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