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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팅을 각오해야 할 아인슈페너 맛집 내 마음대로 아인슈페너 4대 천왕은 서촌 아키비스트, 상수 오츠커피, 망원 커피가게 동경, 내방 태양커피인데, 그 중에서 최고를 꼽자면 바로 이곳이다! 서촌은 대학교 등하굣길이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은 동네였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4학년이 되어서야 이 동네와 이 낭만적인 공간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이 참 아쉽다(하지만 필자는 대학원생으로 전직해버림으로써 이 통학길을 2년 더 누려야 할 팔자가 되었다-). 아키비스트는 기록보관사라는 뜻인데,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이름을 아키비스트로 지은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아무쪼록 글쟁이에 대한 낭만을 품고 있는 나에게는, 신비로운 이름마저 이곳을 사랑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고개를 높이 들고 있음에도 위태로운 느낌 없이 짱짱하게 버티고 있는 모양새를 보면 알겠지만, 크림은 매우 쫀쫀한 식감을 자랑하고, 맛도 달짝지근하다. 날이 갈수록 단맛이 강한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달짝지근한 크림을 한가득 올려주는 이곳이 나에게 첫 번째일 수 있는 이유는 크림 아래 담백한 라떼 덕분이다. 크림이 워낙 쫀쫀해서인지 라떼와 섞이지 않아 라떼의 맛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단점을 한 가지 꼽자면 웨이팅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인데, 날이 좋다면 굳이 낭만이 불만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20% 할인을 받아 테이크-아웃하자. 이곳은, 서촌이다.

아키비스트

서울 종로구 효자로13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