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광주에는 지역 대표음식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음식 퀄리티가 높지요. 대인시장 국밥골목이 유명하지만 광주 곳곳에는 그저 ‘어디어디 국밥 잘한다던디..’ 하면 ‘허허...’ 하고 코웃음치게 만드는 재야의 국밥 고수들이 차고 넘친다. 귀국 후 16년부터 지금까지 광주를 꼬박꼬박 다니고 있지만 그 중에서 추천받아, 혹은 얻어먹어 다닌 국밥집 중 최고는 염주동 먹자골목의 전통순대국밥. 염주동 먹자골목에서도 거의 끝줄에 있고 간판이나 상호도 화려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모듬수육과 국밥은 내가 다녀본 광주국밥들 중 최고라 칭할 만 하다. 새끼보, 오소리감투 등 다채로운 부속과 듬직한 순대맛이 일품인 모듬수육만 있으면 술병이 몇 병이나 필요할까 궁금해지는데 저 시뻘건 남도김치를 눈앞에 두면 도저히 밥을 안 부를 재간이 없지. 아무리 배가 부르고 술이 올라도 절대 빼먹을 수 없는 이 곳의 국밥. 암뽕, 내장, 모듬 등 다양하게 국밥을 선택할 수 있지만 광주에 왔다면 그래도 암뽕이죠. 광주 어르신들도 이제는 ‘아따 선생님 광주 사람 다 되부렀어’ 하시지만 무심한 듯 데려가 주시는 이런 집에서 한 숟갈 뜨고 나면 또 한번 식도락은 구전문학이고 인생 도처에 고수는 즐비하다는 걸 깨닫는다.
전통 순대국밥
광주 서구 염화로65번길 4-2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