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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soul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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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스웨덴 소울 브래드 2월의 빵 셈라. 서울빵지순례(4) Good : 국내유일 스웨덴 전통 빵 셈라를 맛볼 수 있는 곳, 넓고 한적한 매장, 다양한 스웨덴 전통 디저트와 음료 Bad : 셈라 향 호불호, 비싼 음료 추천 : 셈라 재의 수요일은 카톨릭에서는 매우 중요한 날 중 하나다. 부활절까지 약 8주간의 기나긴 금욕의 시간, 사순절의 시작일이기 때문이다. 광야의 예수를 기리며 신도들은 금식과 자기절제로 고난에 동참한다. 그래서 재의 수요일의 전날, 그들은 빵을 먹는다. 그것도 아주 살이 많이 찌는! (칼로리=맛 진리 등판) 카톨릭을 믿었던 국가에서는 재의 수요일 전날 풍족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는 카니발 관습이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이날 ‘팬케이크’를 먹었다. 그래서 매년 재의 수요일 전날 화요일은 ‘팬케이크 데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날 ‘셈라(shemla)’를 먹는다. 2020년 올해 재의 수요일은 2월26일이니, 2월25일이 ‘셈라 데이’면서 동시에 ‘팬케이크 데이’인 셈이다. 셈라 데이를 스웨덴에서는 펫티스다겐(Fettisdagen)이라 부르는데 직역하면 ‘비만의 화요일’쯤 된다. 이날 하루에 판매되는 셈라만 800만개쯤 된다는데 인구 1000만의 국가에서 그 정도 양을 단하루에 소화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놀랍다. 심지어 셈라를 많이 먹어서 죽은 사람도 있다. 스웨덴 국왕이었던 아돌프 프레데릭은 케비어와 연어를 곁들인 거나한 만찬 후 후식으로 우유에 적신 셈라를 무려 14개(!)나 더 먹다가 과식으로 사망했다. 셈라는 스웨덴어로 ‘밀가루’란 뜻. 향신료의 여왕이라는 카다몬이 들어간둥근 화이트 번의 뚜껑을 따고 Mandelmassa라는 아몬드 페스토와 생크림을 올린 후 뚜껑을 다시 씌워 완성한다. 덥힌 우유에 적셔 먹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고, 그냥도 많이 먹는단다. 최근에는 크레페처럼 랩에 싼 형태나 누텔라가 들어간 어렌인지 버전도 있다. 국내에서 셈라를 맛보려면 대체할 곳이 거의 없다. 피카를 가야한다. 코엑스에는 수 많은 카페들이 있지만 맛집으로 통할 만한 곳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빈자리를 찾지 못해 빙빙 돌아야 한다. 피카는 2층 전시관 근처에 있어서 한결 한가롭다. 스웨덴어인 피카(FIKA,미콩님 오타제보)는 의역하지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커피 타임’ 뜻인데, 카페 이름으로는 참 잘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름답게 스웨디시 디저트와 음료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다. 셈라 특유의 비쥬얼 때문에 SNS에서는 품절대란을 일으키다가 요새는 재고 걱정없이 그냥 먹을 수 있는 것 같았다. 팀호완을 가기 전에 온 탓에 디저트까지 과하게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언제 또 오겠는냐는 생각에 시킨 오리지날 셈라. 디저트 컵위에 놓인 셈라 위에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뿌리니 빵으로 만든 빙수같다. 첫입에 알았다. 이건 디저트가 아니라 식사다. 카다몬의 향이 우유에 적신 번을 뚫고 서서히 입안에서 퍼진다. 이런 맛을 언젠가 먹어본 것 같은 향인데, 생각해보면 오레가노나 생강향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커민이나 팔각향이 떠오르기도 한다. 디저트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화한 향. 그러나 우유와 고소한 아몬드페스토, 생크림과 먹다보면 이게 왜 먹다 죽을 빵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향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적신 빵이 위에서 불면서 배도 상당히 많이 찬다. 이런거 14개 먹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다… 음료 퀄리티는 나쁘지 않지만 가격이 비싼편. 2월에는 스웨덴 국민 빵 셈라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오버워치 브리기테도 사랑한다는 그빵...카톨릭 신자라면 재의 수요일 전날 셈라 빵지순례를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피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