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비빔밥 26,000원 한우우둔살 성게알 연어 연어알 아보카도 마 김 무순까지 종합 선물 세트를 먹는 느낌이다. 일단 이걸 한 번에 다 비벼도 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왠지 소중해보이는 연어와 성게알은 그릇 한 쪽 구석에 잠깐 치워놓고 밥을 비볐다. 흰 쌀밥 위에 양념 같은게 뿌려져 있어서 따로 양념을 더 넣어 비비는 건 아니겠구나 생각하고 밥을 비벼 먹었고, 실제로 간은 심심했지만 각각의 재료들이 가진 향이 간의 빈자리를 가득 채워주어서 오히려 다채롭고 재미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짭짤함을 원한다면 곁들여진 된장고추무침이나 오징어젓갈로도 충분했다. 그런데 리뷰를 쓰면서 보니 간장과 와사비를 밥에 넣어서 비벼먹으라는 건가? 어떻게 먹는 음식인지 전혀 안내 받지 못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물론 물어보지 않고 그러려니 하며 먹었던 내 문제도 있지만. 심지어 현미 렌틸콩밥으로 바꾸려고 생각했었는데, 주문을 할때 까먹은 데다가 무슨 밥으로 할지 따로 물어봐주시지 않으셔서 다 먹고나서야 아차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방문이었다. 하지만 강한 마늘향의 육회, 신선한 성게알의 비릿한 부드러움, 스윽 혀에 감기는 아보카도와 사각사각 씹히는 마 조각들, 간간히 터지는 연어알들까지 입 속에서 너무 재미있는 놀이가 펼쳐지는 느낌이라 밥을 아주 천천히 먹었음에도 식사 시간을 꽉 채워서 쉴 새 없이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느낌이다. 가장 눈에 띄게 담겨 있던 연어가 사실은 이 음식에서는 가장 평범하다. 메뉴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이 종합 선물 세트를 처음으로 맛 봤으니, 다음에는 육회 비빔밥이나 고노와다 비빔밥 같은 조금 심플한 메뉴도 도전해 볼 용의가 생긴다. 맛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느껴서 놓쳐버린게 많지 않았을까 아쉽다.
솜씨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6 신영증권 지하1층 B1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