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퍼석하고 재미없는 맛의 빵을 조개모양으로 그럴싸하게 만들었을 뿐인, 카스테라의 얄팍한 파생상품쯤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마들렌이 맛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재료를 섬세하게 분석하며 먹는 편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좋은 재료를 듬뿍 써서 만든 듯, 한입 먹자마자 굉장히 화사하고 또렷한 향이 나고 씹을 때도 제법 밀도가 느껴졌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대체로 다 향기롭고 좋았지만 베스트는 초콜릿 마들렌. 진하고 쌉쌀하면서 진득하게 녹아드는 초콜릿 토핑과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은 초코빵 부분이 조화롭게 잘 어울리더라고요. 아 홍차 향도 좋았습니다. 진저레몬후레쉬와 폴링 인 러브 두 종을 마셔봤는데 시트러스 계열을 좋아하는 저는 대만족했어요. 여러모로 향기로운 가게로 기억될 듯하네요. 다음에는 커피를 마셔봐야겠습니다.
잃어버린 시간
서울 마포구 대흥로 10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