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출판사 다니는 학교 선배님 호출로 교정교열 알바를 한 것이 구디 생활의 첫 경험인데요. 워낙 돈이 없으니 제대로 된 구내식당보다 500원 정도 살짝 더 저렴한, 밤에는 호프집이지만 낮에는 밥집 역할 하는 곳을 참으로 많이 다녔습니다. 간만에 그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느껴보았네요. 테이블 빙 둘러만든 가죽소파에 덕지덕지 붙은 주류 브랜드 로고에 특유의 골골함까지. 하지만 해는 중천이고 사원증 매고 두런두런 온 사람들로 가득하니ㅋㅋ 오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요기 또 있네 하면서-! 수시로 튀겨져 나오는 돈까스를 너댓 장 가져가도 상관없고, 소스는 다섯 가지나 있어서 입맛따라 갈 수 있지만 입 천장 다 긁히는 돈까스라 찬찬히 드셔야 하구요. 요일마다 곁들여 나오는 메뉴는 또 여름이라고 냉국수 모밀 콩국수 등 시원한 것들로 채워집니다. 반찬은 분명 벌크로 떼왔겠지만 이 구성에 현금가 6.5천원이라면 감사할 따름이지요. 탄수화물 폭탄으로 오후에 정신 못 차릴 게 뻔한데 간만에 추억여행에 돈까스 무한리필까지 잘 챙겼으니 좀만 더 힘내볼게요!
생앤맥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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