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에 가양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니 만으로 30년이 넘었고, 단지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상가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되었으니. 옛 것을 부수고 새 것을 쌓는 것이 미덕이 된 현실에서 언제 없어질 지 모르는 곳을 후딱 가봐야 한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외관부터가 90년대요~를 외치고 있고 테이블은 대여섯 개가 전부. 동네 어르신들 한 잔 하고 계신 틈에 슬쩍 껴봅니다. 생맥주부터 시원하게 한 잔 그리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멸치에 고추장. 고민하다 추천 메뉴에 눈이 꽂혀 두부전골로 스타트. 황태로 낸 육수라 시원함이 기본인데 후추가 좀 많이 들어갔네요. 다행히 육수 리필은 서비스, 그제야 밸런스가 딱 맞습니다. 이대로 가긴 아쉬워서 치킨도 시킬까 고민하니 반마리도 된다고, 아이고 감사합니다. 양배추 사라다에 딱 옛날 통닭 스타일인데 간도 딱 적당했고 무엇보다 가슴살이 엄청 촉촉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부터 치킨으로 달렸다면 한 마리씩은 충분히 먹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주 맛있다 정도는 아니지만 오래된 분위기 느끼기 좋으니 동네 근처에 계신다면 한 잔 하러 오셔도 좋겠습니다-!
바렌티나 치킨
서울 강서구 양천로57길 36 가양5단지아파트 상가동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