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조리를 전공하지 않아도 타고난 천재 여럿 봤고 다른 쪽 종사자의 요식업 진출을 딱히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편견이 없지도 않다. 특히 크게 두 직업군에 대해서는. 디자인/기획자와 배우/모델. 특히 첫번째 집단에 대해서는.. 근거없는 편견이라기엔 이쪽 사람의 요식업에 낚여 돈 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니(ㅂㄷㅂㄷ..) 걍 축적된 데이터라고 봐도 무방. 후자에 대해선 직접 겪은 적은 없다 하나, 매체에 보이는 모습이 정말 아무생각없이 요식업에 뛰어든 경솔함 그 자체였던 적이 많아 편견이 깊어졌더랬다. 당연히 모두가 그럴 리는 없는 것을 깊어진 편견으로 연예인이 오픈=하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오늘 모범적인 반례를 보고 드디어 편견 지우기 시작. 영화 '친구'의 상택이 역할로 유명한 그 배우분이 오픈한 작은 식당이다. 오픈 소식은 진즉 알았지만 주메뉴가 돼지국수 아니면 술안주 코스여서 그동안은 갈 일이 없었으나 신메뉴로 유니짜장이 나와 훌쩍 방문. 유니짜장 곱배기 주문했지만 솔직히.. 워낙 유니짜장 파는 곳이 용산에 없어서.. 원래 목적지였던 꽃생 문이 닫혀 온 거라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먹을 만한 물짜장이 나와도 적당히 먹으리라 생각햤고. 그런데 오.. 꽤나 정석적인 유니짜장이 김펄펄 뽐내며 나온 거다. 희래등, 보련각, 복성루 것처럼 바로 볶은 유니간짜는 아니고 효제루처럼 만들어두는 타입. 단 간짜가 아닐 뿐 온도감은 모자람 없었고! 효제루 것보다 조금 더 되직해, 질뻐기스러운 이름만 유니짜장인 것들과도 달랐다. 장 양 자체는 면을 비비기에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였어도 고기는 먹어본 유니짜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치 넉넉했고, 고소함과 춘장맛이 잘 버무려진 맛도 좋았음! 중간중간 씹히는 오이로 리프레쉬도 만족스러웠고. 마지막까지 수건냄새가 1도 없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번에 지나치게 잔뜩 만들어 오래 보관 중인 짜장에서 나기도 하고, 갓 볶아도 고기의 해동취 때문에 나기도 하는 묘한 그 스멜이! 전혀 없었다. 희래등은 물론이고 예전 기연각도 그 냄새에선 완벽히 자유롭지 못했는데! 곱배기로 시킨 것치고도 양이 조금 아쉬웠던 것 외에는 종합적으로 충분히 준수한 유니짜장이고 맛있게 먹었다. 양도 적은 대신 공깃밥이 무료이니 엄밀히 말하면 단점도 아닌 듯. 짜장면만 미치도록 파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조금 무난하다 할 수도 있겠고 최고의 유니짜장이냐면 그건 아니지만.. 반대로 누구에게도 별로 소리는 들을 것 같지 않다. 호불호 갈릴 일 없이 누구나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유니짜장으로 추천한다. P.S)접객도 충분했음. 근처에서 갤러리 하시는 모배우랑 지인들이 있어 다른 손들을 좀 챙기지 못하셨던 것 같긴 한데 초보사장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정도였고! 충분히 친절하셨다. P.S.2)영화에서는 젤 모범생 맡으셨지만 실제로는 준석이, 동수 못지 않게 포쓰넘치심. 그 뭐랄까.. 싸움잘하는 애들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전교회장스러운 간지가 보였다.
태화면가
서울 용산구 새창로20가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