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냉면집 괜찮은데 있냐면 일반적으로 사리원, 원미, 판암 정도가 거론되곤 한다. 이 중 사리원만 가봤는데, 원미면옥 또한 가봄직한 곳이다. 육수를 들이키는 순간 풍기는 육향은 닭육수고, 전분인듯 메밀인듯(질기지 않은)한 면은 부담없이 넘어간다. 특히 지단이 풍성하게 올라간 고명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슴슴함을 최고 존엄으로 생각하는 몇몇 평양냉면집이 보면 기겁할만한, 파를 잔뜩 다져넣은 다대기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절반쯤 먹다가 지루해지면 이 다대기를 넣어보시라. 소주를 시키면 상황에 따라 닭날개 백숙-육수를 내고 남은 것이리라-이 서비스로 나온다. 질기고 뼈대 굵은 노계인 듯 하다. 한 입 베어물으신 아버지의 평가는 “옛날 닭백숙 맛이다”였다. 서울이 없애고 버렸던 것들이, 때로는 대전에서 여전히 살아있다.
원미면옥
대전 동구 옻밭5길 1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