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제가 된 월요일, 518 민주광장에 설치된 광주 합동분향소에 들렀다가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오랜 시간 운영한 식당이지만 가보지 않았던 장독대 쌈밥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메뉴가 쌈밥만 있진 않은데 쌈을 먹고 싶어서 1인 13,000원인 제육 쌈밥을 시켰고, 역시 남도다운 찬이 가득한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반찬들 간이 세지 않고 셀프 코너에서 더 가져다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 일행은 미역초무침을 더 가져와 먹었어요. 광주를 포함한 전남 지역은 제철음식에 매우 민감한데, 겨울은 해조류 제철이라 미역/파래/메생이 반찬이 이 지역 밥상에 자주 오르곤 합니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데다 이른 저녁이어서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겪으셨을 분들이 배라도 든든히 채우시고 먼 길 떠나시길 바라며 애도하는 마음으로 평소엔 많이 먹지 않는 반찬들을 신경 써서 골고루 밥과 함께 꼭꼭 씹어 넘겼습니다. 반 다리만 건너도 모두 알고 사는 지역인지라, 사고의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나 봅니다. 제 거래처 직원분도 이번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해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97년 항공기 사고 때도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돌아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와 연결된 수많은 누군가가 다시금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미어져옵니다. 2024년의 끝자락은.. 참으로 가혹하네요. 할 수 있는 일이 애도뿐이라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장독대
광주 동구 문화전당로 43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