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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
4.5
6일

호빈 후사부 코스. 중식에 기대하는 쨍한 소스맛이 아닌, 원재료 맛이 잘 표현되는 코스이다. 디쉬 하나하나 군더더기 없는 섬세한 맛! 불도장이 주는 감동이 압도적. 오직 불도장을 위해서 재방문 가능. 불도장(Buddha Jumps Over the Wall)은 청나라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음식인데, 취춘원이라는 식당에서 불도장을 끓이는 특별한 향기에 승려가 담을 넘어 온다는 시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흑백요리사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후덕죽 셰프의 불도장을 먹어보러 풀만 앰배세더 호빈에 방문했다. 후사부 코스부터 불도장이 나오고, 꼭 후사부 코스를 안시키더라도 따로 시킬 수도 있는 듯 하다. 후사부 코스는 전채 (해파리냉채, 팔각소스 곁들인 송화단, 바질키위소스 곁들인 관자, 머스터드 올린 새우, 칠리 전복, 팔각소스 곁들인 오향장육) 으로 시작해서 상어 지느러미찜으로 이어진다. 상어지느러미찜은 숙주가 곁들여져 있고 아주 뜨끈하고 맛있었다. 상어 지느러미 자체의 맛을 느낀다기보단 산뜻하지만 뜨끈한 전분기 있는 소스와 아삭한 숙주, 오도독 씹히는 샥스핀, 청경채 식감을 한번에 즐기는 게 호화스러운 듯. 활바닷가재 마늘찜은 마늘소스가 쪄진 랍스터 위에 올라가 있고, 옆에 같이 쪄진 채소(대파인가?) 와 고수를 곁들여 먹으라고 했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느낌. 그리고 랍스터에 무슨 짓을 한거지? 너무 맛있다! 쪄진 건데 식감이 탱탱하면서 촉촉하면서 부드러우면서 탄탄하다. 찌고 한번 더 튀긴건가? 정말 맛있었고 마늘소스가 기가 막혔다. 익숙한 향기였는데 맛은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맛이었다. 서버분이 베이징덕을 가져와서 보여주시고, 가슴살과 껍데기를 사용해서 전병에 말아서 서빙해주신다고 하셨다. 세 피스 서빙되었는데, 지금까지 사먹던 베이징덕들을 다 잊게 하는 맛. 뭔가 밀전병이 엄청 촉촉하고 거의 익반죽처럼 쫀득거려서 가슴살, 껍데기, 채소, 소스가 하나로 잘 버무려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속재료들이 따로 놀지 않고 완전히 하나의 요리가 된 것 같아서, 잘 빚은 만두 같은 느낌의 베이징덕이었다. 그리고 메인이다. 메인은 흑초 어향소스 오룡 통해삼과 후사부 불도장 중 선택할 수 있다. 짝꿍이랑 하나씩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해삼이 촉촉 탱글하게 익어 있고, 안에 새우 완자의 감칠맛이 좋았다. 해삼도 너무 맛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상상이 가는 맛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불도장은 아니다. 불도장은…. 뭔가 특별했다. 아는 향기고, 맛도 익숙한 그런 맛인데, 국물이! 한입 먹는 순간 목덜미 뒤에서 후끈하게 열이! 왜 그런 느낌 있잖아요 땀나는 맛… 비쥬얼이 화려하지도 않은데 왜 이게 그렇게까지 유명한지 먹으면서 알아버렸고, 이거 하나 먹으려고 호빈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와. 다시 생각해도 호사스러운 맛. 기력 충전되는 맛이었다. 바닥이 보일때까지 퍼먹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로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당근짜장을 조금 만들어 서빙을 해주셨다. 짜장 소스가 진하고 고소하니 아주 무릎을 탁 칠 맛이었고,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당근의 익힘 정도가 절묘하다. 어떻게 당근으로 면치기가 되는 거지? 그리고 당근이 주는 적당한 단맛이 짜장과 정말 잘 어울리더라. 절대 불지 않는 멋진 짜장면. 식사는 짜장 짬뽕 기스면 볶음밥 중 고를 수 있었고, 짬뽕에 해산물들과 아주 다양한 사이즈의 새우가 들어 있었다. 1cm 도 안될 것 같은 사이즈의 새우부터 통통하고 실한 새우까지 이 다양한 사이즈의 새우들이 짬뽕 국물맛을 내주는 거겠지.. 맛이 좋았고 전체 코스 중 가장 평범했다. 마지막 후식으로 과일을 갈아 만든 화채, 시미로가 서빙되었다. 멜론 반통에 코코넛향이 진한 망고 시미로가 담겨 있다. 썰어주신대로 먹고 멜론이 너무 달아서 좀 더 퍼먹었다. 호사스러워.. 코스는 이것으로 끝이었고, 후덕죽 셰프님이 테이블마다 돌아다니시면서 인사하시고 사진도 찍어주셨다. 우리집은 아기를 데려갔었는데 아가가 있다며 아가에게도 웃으며 인사해주셨다. 음식 솜씨도 대단하지만 멋진 어르신이시라고 생각했다. 이상, 후덕죽 셰프 팬이 성덕 된 후기였습니다. 호빈. 최고였어.

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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