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마저 너무도 훌륭한 제주음식 맡김차림. — 강남에서 제주음식하면 두 곳이 떠오르는데, 예산의 제약이 없다면 교대 인근의 <제주성산포바당>,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고 싶다면 가로수길의 <돈불리제담>이다. 말만 가로수길이지, 사실 식당이 위치한 <강남시장>은 빌딩 속 재래시장이다. 푸드코트 같은 인테리어,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 식당이 이렇게 근사한 음식을 낼거라곤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17만원 짜리 4인상을 주문하면 룸 예약이 가능하다. 가벼운 채소무침으로 시작해 돔베고기 - 된장물회 - 한치무침 - 접짝뼈전골 - 옥돔구이 - 고기국수/비빔국수로 이어지는 알찬 맡김차림. 된장으로 간을 한 물회나 접짝뼈와 메밀을 넣고 끓여내는 전골과 같이 몹시도 제주스러운 메뉴들로 코스를 구성했지만,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맛을 냈다. 그렇다고 단맛을 때려넣거나, 음식의 본질을 해치는 건 전혀 아니어서 음식 경험이 적든 많든 누구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다. 강남에서 모임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란 얘기. 오랜만에 방문을 했는데 어째 셰프님 음식 솜씨가 더 좋아지신 것 같다. 부드럽게 조리한 한치를 미나리, 오이와 맛깔스럽게 무쳐낸 한치무침은 이 식당을 새삼 인정하게 했고, 걸쭉한 접짝뼈국과 입맛 당기는 비빔국수는 언제 먹어도 감탄스럽다. 함께한 일행들이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뿌듯함에 미소가 가시질 않았네. instagram: colin_beak
돈불리제담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길 46 강남상가아파트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