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에서 지중해식 저속노화를 외치다. — 어쩌다 맛집 인플루언서 비슷한 것이 되면서부터는 체중 관리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곧 4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에 최근에는 “고속노화”의 개념까지 접하게 되면서 식도락이란 취미를 길고 건강하게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늘 고민이다. 최근에 만난 한 식당은 어쩌면 이런 내 고민에 대한 대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리스 크레타섬 올리브오일 기반의 식품들을 다루는 브랜드 ‘이야... 더보기
이야이야 앤 프렌즈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1길 22
가을밤 야장에서 즐기는 백반. — 가을, 노포, 야장, 백반, 그리고 제육볶음. 하나같이 날 설레게 하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곳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이수역의 뒷편 굽이굽이 휘어진 골목길에서 희미한 불빛으로 주위를 밝히고 있는 한 식당. 간이식탁의 색깔처럼 빨개진 얼굴을 한 어르신들이 늦여름-초가을의 밤을 만끽하고 있다. 뒷편의 농익은 대화를 배경음악 삼아 제육 테라피로 하루의 ... 더보기
옹기종기 식당
서울 동작구 동작대로31길 27-12
내게는 별 보다 좋던 걸. — 먹은 경험이 남부럽지 않은 내게도 다이닝은 여전히 어려운 존재다. 수 끼에서 수십 끼를 먹을 수 있는 돈을 한 끼에 투자해야 하기에 그만큼 기대치도 높을 수 밖에 없고, 그 기대치를 깨기 위해선 셰프의 역량만큼 이를 받아들이는 나의 견식도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에 한 번 가보라 추천해주고 싶은 식당이 있다. 역삼동의 ‘수묵당’. 지금은 사라진 미슐랭... 더보기
수묵당
서울 강남구 도곡로23길 33
오지 않는 가을을 기다리며. — 한가위 보름달이 차오르고 있지만 에어컨은 도무지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지 않는 가을을 찾아 중곡동으로 나섰다. 서울에서 전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소랑도>. 여름엔 노랑가오리를, 가을엔 전어를 주력으로 한다지만 사실은 모든 음식이 전력이다. 바다에서 나온 것이든, 뭍에서 얻은 것이든 재료들이 하나같이 싱싱하고 이를 버무려내는 주방의 솜씨도 정말 대단하다. 콜키지는 주종 상관 ... 더보기
소랑도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111길 41
제육의 존재감. — 빨간 기름을 두른 제육이 식탁 위에 오를 때 그 남자의 마음은 흔들렸다. 저육(猪肉, 돼지고기)을 양념에 볶아내는 요리 제육볶음. 순대국, 돈까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남초 음식”으로 꼽히는 음식이지만, 내겐 그보다는 평양냉면의 대척점에 있는 음식에 가깝다. 어떤 판단이나 추론을 따로 요구하지 않는 “직관”의 맛. 빠꾸 없이 직진하는 상남자의 취향. 이곳의 제육볶음은 돼지고기에서 새어나온 기름이 고추를 ... 더보기
청주식당
서울 마포구 성지1길 18
아는 사람만 알고, 가는 사람만 가는 고수의 술집. — 영국으로 이민 간 대학교 친구가 잠시 한국에 들어와 대학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맛있고, 뻔하지 않고, 보양도 시켜줄 수 있는 한식집이 어디가 있을까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한 집이 있었는데, 바로 역삼동에 있는 <정성가득한집>이었다. 사실 이 집의 존재를 안 지는 꽤 되었는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게 전화번호도 공개가 안되어 있고, 보통은 기존 단골손... 더보기
정성 가득한 집
서울 강남구 논현로75길 4
황혼의 김치볶음밥. — 어두운 거리를 쓸쓸하게 밝히고 있는 백반집 하나. 노년의 남자 사장님이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다. 한 쪽 벽은 앳된 얼굴의 배우들이 공연 뒷풀이를 하는 사진들로 가득 차있는데, 사진 속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조용한 식당의 분위기와 대비를 이룬다.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김치볶음밥과 홍어 한 접시를 주문했다. 겸상이 어색한 이 두 요리가 한 식탁에 올려져 있는 사진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 더보기
덴뿌라
서울 성북구 성북로 75-1
사장님,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되죠.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세 번째 편에선 한 백반집을 고발하려 합니다. 화양동에 있는 <한식당>. 보통명사를 이름으로 써서 지도앱에서 검색도 어려운 이 식당을 굳이 찾아 간 이유는 이 집의 운영행태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세간의 평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정말 고쳐야할 점 투성이더군요. 일단, 메뉴판에 허위 기재된 부분이 있습니다. ’한상차림‘에는... 더보기
한식당
서울 광진구 동일로24길 29
파인다이닝보다 맛있는 백반집.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두 번째 판에 이미 끝판왕이 등장해버렸다. 식사하는 내내 감탄을 멈출 수 없었던, 서울 최고의 백반집. “밑반찬”이라는 단어엔 요리의 밑에 깔리는 반찬이라는 뜻과 식당의 노고를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관념이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반찬 하나하나는 엄연한 요리다. 이 집을 보면 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젓가락으로 깻잎무침 한 장을 집어 밥을 싸서 먹... 더보기
0.3 수제비 칼국수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27길 9
그야말로 백반집의 best practice. — 동네백반집살리기프로젝트 #백반을찾아서 첫 식당으로 이 집을 소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낮은 가격 저항선과 상승하는 원가 사이에서 압사할 위험에 빠진 백반집 중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끈적한 식탁“으로 대변되는 백반집의 위생 문제는 인력 부족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 집엔 그런 문제가 없다. 테이블 오더를 받고 반조리를 현명하게 활용해 효율적으로 인력... 더보기
참터식당
서울 송파구 오금로38가길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