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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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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카멜을 위한 헌사. — 몇 년 전 아내가 과거 온라인쇼핑몰에서 함께 일했던, “세상에서 제일 웃긴 오빠”가 성수동에 커피숍을 열었다고 얘기해줬을 때만 해도 무심히 흘려들었더랬다. 인맥으로 장사하는, 얼마 못 가서 사라질 곳이겠거니 하고. 몇 년 후 그 커피숍은 요즘 가장 뜨거운 압구정 거리와 더현대서울에 진출하게 되는데, 그 브랜드의 이름은 <카멜커피>다. 얼마 전 아내와 저녁을 먹다 다시금 카멜커피 사장님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아내의 권유에 못이겨 그의 인스타 계정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때만 해도 몰랐다. 그것이 마치 늪과 같은, 카멜 유니버스로 들어가는 관문이란 걸. 개인이 만든 브랜드에 유니버스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카멜이란 브랜드 안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리즈들, 심지어는 그 세계만의 언어가 존재한다. 그 안으로 초대된 사람들은 그 세계의 언어로 소통하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두터워지는 매니아층과 함께 그 세계관은 더욱더 공고해진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하는 건 카멜 세계관의 조물주인 ‘카사미카’, 카멜사장미스터카멜이다. 미쳐버린 유머 감각을 기반으로 스스로를 셀럽 위치에 가져다 놓고, 과감하고 거침없는 시도로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예를 들어, 편의점과의 콜라보로 콘돔 상품을 내고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하는 성에 대한 담론을 아주 재치있게 풀어놓는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카멜이란 브랜드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것으로 확장되고, 그 안에서 직원들과 사람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된다. 이 세계관에 입문한 사람들에게 카멜커피는 단순한 커피숍이 아닌 “카멜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같은 의미가 된다. 마치 성지 순례를 하듯, 이 모든 스토리의 출발점인 성수점, 카사미카 욕망의 종착지인 청담점 등을 찾게 되는 것이다. 대표메뉴인 카멜커피는 고소한 다크로스팅 커피에 적절한 크림 배합으로, 산미와 크림이 충돌하는 불쾌함 없이 단숨에 들이마시게 한다. 커피춘추전국시대에 단순히 맛만 놓고 보면 압도적이라 말하기 어렵겠지만, 카멜이란 브랜드에 누렇게 물든 사람들에게 이 곳의 커피는 분명 음식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카멜 세계관의 글로벌 확장과 카사미카의 청담 입주 및 진정한 청우성 등극을 기원하며… 쌩Q… -콜린비 배상- instagram: colin_beak

카멜

서울 성동구 성덕정19길 6 나사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