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최고의 돼지갈비집. — 돼지갈비는 가족 외식에 가장 실패가 없는 음식이지만, 남다른 맛집이라고 할 만한 식당이 딱히 없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락동 <울산숯불갈비>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한돈 생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양념돼지갈비. 인공조미료나 카라멜색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아 옅은 색을 띈다. 석쇠 위에서 구워 기름기가 빠졌음에도 퍽퍽함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양념의 단맛이 은은하여 고기맛을 가리지 않는 것도 참 좋다. 여기서 끝이라면 1인분에 1.8만원이란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졌을 법 한데, 딸려나오는 찬들이 하나하나 감동이다. 모든 찬에 시판이 아닌 집된장과 집간장을 사용하는데, 쌈채소를 찍어먹는 된장은 무려 20년을 숙성한 것이다. 쌈채소에는 상추, 깻잎, 고들빼기, 매운 고추, 안 매운 고추, 고수가 무한으로 제공되는데 모두 강원도 홍천의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이미 맛있는 돼지갈비에 이런 쌈 재료들의 조합이라니… 서비스로 나오는 푸딩같은 계란찜도 범상치 않지만, 진짜 남다른 건 된장찌개다. 고기집 된장찌개가 6천원이면 좀 비싼 것 아닌가 싶었는데, 5년 숙성한 집된장을 풀고 새우, 애호박, 두부를 듬뿍 담아 끓여낸 된장찌개를 막상 받아보니 오히려 가성비가 좋게 느껴진다. 텁텁함이라고는 일도 없는 개운하고 구수한 옛날 할머니 된장찌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데도 손님상 세팅 전에 후드를 빡빡 닦는 걸 보면서 식당의 높은 위생관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고기집 테이블 중에 이렇게 미끌거림이 하나도 없는 건 처음 봤다. 정말 빈틈이 없는 식당이다. instagram: colin_beak
울산 숯불갈비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30길 41-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