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없는 돌산갓김치 들깨양탕. — 식도락을 하다보면 때때로 “다 거기서 거기” 라는 권태로운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땐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을 찾아나서곤 하는데, 이 날의 선택은 제3세계 음식이 아닌 노원구 <우리집식당>에서 파는 ‘들깨양탕’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양은 동물 羊이 아닌 소의 첫번째 위를 뜻하는데, 양을 넣고 끓인 탕은 설렁탕집, 곱창집 등에서 보통 양곰탕이나 내장탕 등의 이름으로 판매된다. 이곳의 양탕은 이름 말고도 두 가지 지점에서 특별함을 가지는데, 하나는 국물에 들깨가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갓김치를 국물에 말아먹는 것이다. 뽀얗게 우려낸 육수에 적당히 넣은 들깨는 국물의 고소함을 끌어올리고 대신 약간의 느끼함을 동반하는데, 이 때 등판하는 것이 돌산갓김치. 따로 먹기엔 다소 짜게 느껴지는 이 갓김치는 밥과 함께 국물에 말았을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소 양과 표고버섯의 탱글한 식감에 대비되는 우적우적 씹히는 식감을 더함과 동시에 시큼하고 쌉쌀한 맛으로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음식을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킨다. 아마 내가 서울에서 가본 식당 중에 접근성 떨어지기론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일텐데, 멀리서 찾아가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 -주의: 점심 때는 2인 이상만 식사 가능 instagram: colin_beak
우리집
서울 노원구 광운로22길 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