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프집이 27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 — 야장의 계절이 돌아왔다. 동네의 야장에는 번화가의 그것과는 또다른 낭만이 있다. 삼성동 뒷골목에 위치한 호프집 <피카소>. 그 앞에도 야장이 열렸다. 27년 간 영업을 해 온 집이니 만큼 근방에서 일하거나 거주하고 있는 단골 손님들이 주로 자리를 채운다. 테이블 위에서 피쳐와 녹색병이 기울어지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벽에 걸려있는 생맥주 마스터 관리 매장 포스터. 바삭바삭한 마카로니 뻥튀기. 서글서글한 인상의 여사님은 재료에 대한 자부심을 내보인다. 매일 방이시장에서 사오는 손두부, 당일 소진을 원칙으로 한정된 물량만 사오는 닭고기, 오로지 국산만 사용하는 김치 등. 듣다보니 이 집이 강남에서 오랜 기간 성업 중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골뱅이두부김치. 솔직히 호프집에서 두부김치 시키면서 맛을 기대하는 사람이 있나? 그런데 당일 만든 손두부에 정성껏 볶은 김치와 골뱅이를 곁들인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세심하게 손님의 남은 음식양을 살피다, 볶은김치가 부족하면 함께 먹으라며 생김치를 내주시는 여사님 덕에 두부로만 아주 배터지게 먹었다. instagram: colin_beak

피카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106길 3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