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의 사바산도? 카사이의 에비산도! — 서초동 교대 상권에 드디어 제대로 된 일식 주점이 생겼다. 쥬안, 이치에 등 쟁쟁한 식당들에서 경력을 쌓은 최동주 셰프님이 이끄는 재패니즈 다이닝바 <카사이>. 반 지하로 내려가면 통창 너머 검은 톤의 벽과 노란 톤의 조명이 대비를 이루는 멋진 공간이 보인다. 바 너머로 여러 명의 셰프님들이 활기차게 요리를 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이만한 공간, 이 정도 인력이라니. 사장님 배포가 보통이 아니다. 웰컴푸드 개념의 토마토절임을 먹어보니 왠지 이곳의 지향점이 보이는 듯 했다. 여느 식당들처럼 물러터지게 푹 절이지 않았고, 설탕 범벅을 하지도 않았다. 단맛과 함께 가츠오다시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맛이 참 깔끔하다. 머릿속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30대 전문직 남자가 그려진다. 이어지는 음식에서도 비슷한 이미지가 그려졌다. 손님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 식당에서 그 이유가 되는 건 ‘에비산도’다. 이젠 너무도 유명해진 신사동 ‘미라이’가 처음 이름을 알린 건 당시에 무척 신박했던 메뉴 사바산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에비산도는 반쯤 튀긴 식빵 사이에 통새우와 감자 퓌레, 루꼴라를 함께 끼워서 낸다. 새우를 갈아넣지 않아 통통한 식감이 살아있고, 감자와 루꼴라는 느끼함을 잡는 신의 두 수다. 예전 대학가 앞 스파게티집의 빼쉐가 떠오르는 앙쿠르트 스프도 시그니쳐 메뉴. 패스트리 뚜껑을 부수면 해산물이 들어간 얼큰한 토마토 스프가 나타나는데, 고등어볶음밥을 시켜서 같이 먹으면 멋진 해장 엔딩이 가능하다. 근방 법조인분들, 이제 술 한잔 하러 압구정까지 안가도 돼서 좋으시겠네요! www.instagram.com/colin_beak
카사이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8길 107 지하1층